인간은 문자통신을 이용하여 정보의 축적기능을 확보하였지만 정보의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을 극복하지 못했다. 거리에 따른 제약도 극복할 수 없었다. 특히 전쟁이나 화급한 상황 발생을 알리는 이른바 긴급통신의 경우에는 언어나 문자에 의한 직접전달보다 신속한 간접 신호전달매체를 고안하게 되어 깃발, 봉화와 같은 시각신호를 활용하였다.
김지호 실장은 현황판을 바라보았다.
차례차례 절체가 완료된 회선이 지역별로 정리되고 있었다.
단국장치의 송신 측과 수신 측을 연결하는 U자형의 플러그를 뽑아 내고 절체 가능한 회선을 찾아 코드를 연결하는 절체작업.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지만 전체적인 통신망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수행할 수 없는 작업이었다.
김지호 실장은 신들린 듯 절체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직원들을 바라보면서 봉화에 얽힌, 요람일기에 거론된 한 젊은이의 전설적인 죽음을 떠올렸다.
적이 침입한 것을 알리기 위해 목숨을 바친 젊은이의 이야기였다.
고려시대 중반, 왜구가 황해의 외진 섬에 상륙했다. 왜구들은 제일 먼저 봉수대를 습격했다. 외부와 연락이 가능한 것은 그곳 봉수대뿐이었기 때문에 자기들의 침입을 뭍으로 알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인근 섬과 봉수로 연결되어 있는 봉수통신을 차단시켜야만 했기 때문이었다.
기습 상륙한 왜구와 봉수를 관리하는 봉수군들과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많은 수의 왜구와 필사적으로 봉화대를 지키는 봉수군들은 봉수대 앞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인력과 장비 등 모든 면에서 역부족인 봉수군들은 봉수대에 불을 올려 적이 섬에 침입했다는 사실을 알리려고 노력 했지만 봉화대에 불을 올릴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달려드는 왜구.
한 젊은이가 자기 몸에 기름을 붇고 몸에 불을 붙인 후 봉수대로 뛰어 들었다. 젊은이의 몸에 붙은 불로 인하여 봉수대에 불길이 피어오르고 주변 섬에서는 그 신호를 보고 왜구의 침입을 알게 되어 왜구를 섬멸했다는 이야기였다.
김지호 실장은 목숨을 바쳐 봉화를 올린 그 젊은이의 사명감이 우리나라 통신발전의 바탕이 되었고, 그 전통이 지금과 같은 비상사태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필사적으로 회선 절체작업을 수행하고 있는 직원들을 바라보면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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