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대그룹들이 무역수지 개선을 위해 소비재 수입억제방침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으나 일부 중견 전자업체들은 이와 반대로 외산제품 수입에 앞장서고 있어 사회적 비판을 받고 있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해태전자, 아남전자, 롯데전자, 샤프전자 등은 최근 국산품 판매만으로는 가전시장에서 경쟁력이 없다고 보고 일본 및 유럽업체들과 제휴관계를 맺고 AV기기 및 백색가전 등을 잇달아 수입하고 있다.
외산 가전제품들은 이미 두산상사, 서통상사, 코오롱상사 등이 수입하고 있는데 제조업체들마저 제품개발 보다 외산제품 수입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은 단기적으로 무역수지 악화에 일조하는 것이며 장기적으로도 국내 기술 및 생산기반을 약화시키는 자충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인켈과 나우정밀을 인수해 AV기기 및 통신기기사업에 참여한 해태전자는 지난해부터 켄우드, 필립스, JBL 등으로부터 AV기기뿐 아니라 소형가전제품들을 수입하고 있다.
해태전자는 자사 제품을 켄우드社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협조 차원에서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해태가 주로 수입하고 있는 품목은 이 회사의 주력분야인 미니컴포넌트 등 오디오 제품이다.
아남전자도 일본 마쓰시타로부터 내쇼널, 파나소닉 브랜드의 각종 가전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아남전자가 수입하고 있는 품목들 역시 이 회사의 주력 사업분야인 와이드TV, VCR, 미니컴포넌트 등 AV기기이며 최근엔 청소기, 에어컨, 세탁기, 선풍기 등으로 수입품목을 늘려가고 있다.
이밖에 롯데전자는 소니의 컬러TV와 소형카세트, 미쓰비시와 필립스의 컬러TV, 오디오세트 등을 수입하고 있으며 한국샤프는 일본 샤프사로부터 오디오에서 VCR에 이르는 AV기기들을 수입하고 있다. 소형가전 전문업체인 동양매직 역시 필립스로부터 소형가전 제품을, 바흐네트로부터 식기세척기, 세탁건조기 등을 수입하고 있다.
중견 가전업체들은 최근 유통시장 개방으로 유통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자사에서 개발한 한정 품목만을 판매하는 대리점들의 매출확대 및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수입품을 공급하게 됐다고 밝히지만 전문가들은 외산제품 수입이 대리점 매출확보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더러 대리점들의 재고부담만 더하게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외산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은 국내업체의 대리점보다 수입 전문매장을 찾기 때문에 이들 대리점들에 수입품을 진열해봐야 판매에 도움이 않고 외산제품만 선전하는 꼴이 되고 있다』며 『오히려 최근 경기악화로 본사 매출이 떨어지고 있는 것을 상쇄하기 위해 외산제품을 수입하는 것으로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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