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LG-삼성, 교육용 타이틀시장서 맞불 경쟁

「미래의 고객인 어린이들을 잡아라」.

전자업계의 맞수 삼성전자와 LG전자 두 회사가 각각 멀티미디어 PC계열의 CD롬 타이틀과 TV계열의 CDI 타이틀을 내세워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겨냥한 소프트웨어시장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이같은 경쟁은 두 회사가 소프트트웨어 소스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들과 제휴에서부터 광고에 이르기까지 모든 면에서 격돌하는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두 회사가 어린이들을 겨냥한 소프트웨어시장에 관심을 돌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올해부터 초등학교에서 영어교육이 시작되면서 새로운 유망시장이 형성된 데다 어렸을 때부터 회사 브랜드의 이미지를 좋게 심어 「평생 고객」으로 확보하겠다는 것.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한발 앞서 교육방송인 EBS와 제휴해, 초등학생 영어교육물 「헬로우잉글리쉬」를 출시한 것을 비롯해 어린이소프트웨어인 「훈민정음」을 자체 개발, 어린이를 겨냥한 시장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업계 최초로 5∼7시 사이의 어린이방송 시간대에 맞춰 「어린이 훈민정음」을 TV광고까지 단행하는 등 대대적인 광고물량 공세를 통해 어린이 교육물시장을 주도해 나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TV광고의 덕분에 2개월 사이에 훈민정음을 2만 카피 이상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여기에 「헬로우 잉글리쉬」는 주부들이 주로 보는 여성잡지에 샘플을 번들로 제공하는 등 독특한 판촉전략을 통해 6천개 이상 판매하는 성과를 올렸다.

삼성전자의 공세에 맞서 LG전자는 상대적으로 초등학교 영어교육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시사영어사, 두산동아 등과 전략적인 제휴를 맺고 CDI 타이틀 영어교재 시리즈를 집중적으로 출시했다.

영어를 처음 배우는 아이들이 쉽게 친숙해질 수 있는 「즐거운 영어교실」은 타이틀 6장, 부교재 6권, 지도서 1권 등으로 구성됐으며 각 단계별로 영어학습을 할 수 있는 「잉글리쉬 HOP/STEP/JUMP」 시리즈 등도 각각 10장의 타이틀로 만들어졌다. 또한 가정 학습용의 「하이! 잉글리쉬」는 타이틀 8장과 교재 4권, 어머니지침서 1권 등으로 이루어졌다.

LG전자는 이같은 영어교재의 브랜드를 「YOU CAN」으로 정하고 대대적인 신문광고를 펼치고 있다. 아울러 이 회사는 대리점 위주의 영업전략에서 벗어나 전문점을 모집, 어린이교육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같은 두 회사의 경쟁을 바라보는 시각이 그렇게 좋은 편만은 아니다. 두 회사 모두 하드웨어 업체로 소프트웨어 사업에 대한 노하우가 없는 상태에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것. 이에 대해 관련 업계는 『자사의 이익을 위해 너무 상업적으로 접근하는 게 아닌가』하고 비판하고 있다.

어쨌든 두 회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어린이 소프트웨어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는 데 일조하고 있다. 특히 일반인들에 대한 멀티미디어의 이미지를 제고시킴으로써 수요기반을 확대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따라서 두 회사의 경쟁이 「양적인 경쟁」에서 벗어나 「질 경쟁」으로 이어질 경우 현재 과외에 치중되어 있는 어린이 교육시장의 정상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원철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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