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피스」는 미국 테네시주에 있는 도시 이름이다. 컴퓨터업계에서 멤피스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개발중인 「윈도95」의 차기 버전 암호명(Code Name)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언제부턴가 컴퓨터업계에서는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에 이런 암호명을 쓰고 있다. 「윈도95」의 「시카고」는 물론 IBM의 「AS/400」을 뜻했던 「실버레이크」, 노벨의 「인트라넷 웨어」를 의미했던 「실버리버」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81년에 발표된 최초의 IBM PC도 「에이컨」이라는 암호가 사용됐다.
암호명을 사용하는 것은 신제품 개발이 기업의 생존을 가름할 만큼 중요하다는 점에서 외부 보안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이때 암호명은 군대에서 이용되는 암구호 같은 기능을 한다.
그러나 요즘 컴퓨터업계에서 사용되는 암호명은 내부용이 아니라 다분히 언론을 의식한 대외용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다. 오히려 이러이러한 신제품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니 알아 달라는 식이다. 한술 더 떠 기업들은 개발 내용을 슬금슬금 외부에 노출시키는 것이 상례로 돼 있다. 언론이 정식 발표 전에 제품내용을 훤히 아는 것은 이제 상식으로 통한다. 그뿐만 아니다. 이 신제품에 붙여질 정식 이름도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관례를 깨는 새로운 실례가 하나 만들어질 것 같다. MS가 최근 연내 발표할 「멤피스」의 작명을 놓고 그동안 기정사실로 굳어져 온 「윈도97」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이다. MS의 이같은 언급은 단순히 제품 명칭 변경 차원을 넘어 윈도 운용체계 전략의 변화를 암시할 수도 있어 주목된다.
전문가들도 MS가 그동안 신제품 포지셔닝 방법으로 암호명 전략을 가장 유효적절하게 활용해온 회사라는 점 때문에 이번 일을 의외로 받아들이는 눈치다. 마키팅의 귀재 MS가 또 어떤 기발한 아이디어를 갖고 나올지 자못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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