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PC업체들의 발걸음이 다시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전반적인 경기침체와 함께 시장을 활성화할 만한 호재가 나타나지 않아 판매부진에 몸살을 앓았던 PC업계로서는 지난해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치열한 시장점유 확대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올해들어 삼성전자, 삼보컴퓨터를 비롯 LGIBM, 대우통신 등 대형 PC업체들은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사업확대를 위한 준비를 마쳤으며 세진 등 대형 양판점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메이커 위주의 PC시장을 유통 중심으로 바꿔 나간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또 과거와 같은 판매부진이 올해에도 계속될 경우 한국시장을 포기해야만 한다는 위기감에 젖어 있는 한국컴팩 등 외국 PC업체들도 지난해말부터 대대적인 인원확충과 함께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본격 추진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한국시장을 호시탐탐 노려왔던 도시바, 후지쯔, NEC 등 일본업체들도 노트북PC를 앞세워 국내시장에 대거 진출할 것으로 예상돼 올해 국내 PC시장은 메이커와 유통업체, 대기업과 중견기업, 국내업체와 외국업체간 물고물리는 접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따라서 신제품 출시경쟁, 공격적인 마케팅, 유통망 확충, 애프터서비스 강화 등 전 부문에서 PC공급업체들의 자존심을 건 일전은 올 한해 PC시장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이처럼 업체들간 치열한 공방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별다른 이슈가 없었던 지난해와 달리 CPU에서부터 CD롬 드라이브 등 PC관련 전 부문에 걸쳐 획기적인 기술들이 대거 등장해 시장활성화를 부추기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올해 PC시장은 MMX, DVD롬 드라이브, USB 등 신기술이 속속 등장,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며 연말 칩공급업체인 인텔이 「클라마스」라는 펜티엄 대체칩을 본격 출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지난 93년 펜티엄 등장 이후 가장 큰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 네트워크 컴퓨터(NC), 휴대형 PC(HPC), 넷PC 등 신개념의 PC들이 대거 출시돼 기존 PC와는 별도의 시장을 형성하면서 국내 PC시장을 활성화하는데 커다란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이달초부터 펜티엄 멀티미디어 CPU인 펜티엄 MMX를 탑재한 PC가 일부 기업을 중심으로 대거 출시되기 시작해 PC의 멀티미디어화를 부추기며 소비자들의 구매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또 21세기 마지막 신제품으로 일찍부터 주목받아온 DVD롬 드라이브를 장착한 PC들도 이달중 잇따라 선보일 것으로 예상돼 가정문화의 중심으로서 PC의 입지를 더욱 강화시키며 홈PC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펜티엄프로에 MMX기능을 부가하고 윈도95 및 윈도NT 운용체계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CPU인 「클라마스」는 그동안 홈PC는 펜티엄, 업무용 PC는 펜티엄프로라는 등식을 깨며 홈PC의 고성능화를 부추길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올 연말부터는 펜티엄과 펜티엄프로간 주도권경쟁도 국내 PC시장에 새로운 이슈로 부각될 전망이다.
이밖에 모든 주변기기를 코드 하나로 손쉽게 연결할 수 있는 USB포트의 채용과 컴퓨터 사용을 더욱 손쉽게 할 수 있는 각종 이지기능의 채용이 대폭 확대돼 컴퓨터 보급을 확대하는 주요한 계기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제품 자체의 수요촉발 요인과 함께 정부가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교육정보화사업, 공공기관 및 기업의 대체수요는 올해 시장을 다소 낙관적으로 보게 하는 또다른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실업계고교에 이어 초등학교에까지 멀티미디어교실 구축이 본격화해 새로운 시장을 대거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며 386 및 486PC를 사용하는 공공기관 및 기업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펜티엄급 멀티미디어PC로 기종을 교체할 것으로 보여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PC시장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노트북PC시장은 올해에도 이같은 신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더욱 커진 화면과 차세대 배터리 채용에 따른 사용시간 연장 등은 노트북PC가 데스크톱PC의 보조제품이 아닌 독립 상품으로서 위치를 갖게 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기존 데스크톱PC의 고유시장을 잠식해가며 올해 또 한차례 폭발적인 수요증가를 가져올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미 삼성전자, 대우통신, LGIBM, 삼보컴퓨터 등이 올해의 전략상품을 노트북PC로 설정하고 영업력을 집중한다는 사업계획을 마련했으며 대부분의 외산 PC업체들도 노트북PC를 앞세워 한국시장에서의 어려움을 타개해 갈 것이라고 밝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이처럼 올해 PC시장은 지난해와는 달리 시장규모를 확대할 만한 다양한 소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곧바로 신규수요 창출로 이어지는데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는게 업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우선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경기침체 현상이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경기침체의 여파가 PC경기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지난 1월부터 전 기업으로 확산된 파업의 여파로 당분간 기업들의 전산화투자가 지연될 수밖에 없어 일반 기업시장의 PC수요가 되살아나는데는 당분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
특히 올 12월로 예정돼 있는 대통령선거는 기업 및 일반가정의 자금난을 가중시켜 PC구매심리를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판매부진을 우려하는 업계관계자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PC시장규모는 지난해 비해 5% 정도 늘어난 2백만대를 가까스로 넘어서지 않겠느냐는 비관론도 표출되고 있지만 시장 자체의 여러가지 호재가 시장확대를 부추겨 전년대비 15% 정도 늘어난 2백20만대에서 2백25만대의 시장은 가능할 것이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이처럼 내수시장이 낙관론과 비관론이 상존하고 있는데 반해 지난해부터 국내 PC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던 수출부문은 비약적인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전망은 지난해까지 국산 PC의 경쟁력이 상실되면서 대부분의 국내 PC업체들이 수출보다는 내수시장에 주력해왔으나 최근들어 국산 PC의 경쟁력이 높아져 본격적인 수출이 가능해졌다는데 큰 더 큰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대우통신, 현대전자 등 대형업체들은 물론 현주컴퓨터, 뉴텍컴퓨터 등 중견 PC업체들도 올들어 수출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해외시장개척에 나서고 있으며 그동안 미국시장 중심의 수출시장을 유럽은 물론 중국, 일본, 중남미지역 등으로 다변화하는 등 수출의 질적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만으로 몰렸던 바이어들이 대만산 제품의 품질문제가 끊임없이 거론되고 핵심부품인 TGT LCD의 공급난으로 인해 발길을 한국으로 돌리고 있어 우리나라가 세계 노트북PC의 생산기지로 발돔움할 수 있는 도약의 한 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도 업계 일각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어쨌든 국내 PC업체들의 올 한해는 이기지 못하면 도태할 수밖에 없는 생존경쟁의 논리가 그대로 적용되는 위기의 한해, 변혁의 한해가 될 것이며 이에 따라 올해의 승자가 향후 국내 PC시장을 주도하는 핵심세력이 될 것이라는게 업계관계자들의 공통된 인식이다.
<양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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