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일간신문.재벌 위성방송 추진 행보 빨라진다

주요 일간 신문사들과 대기업들의 위성방송사업 관계자들이 4일 경기도 양평에서 워크숍을 가진다. 최근 실무자급을 중심으로 구성돼 비상설기구로 운영되고 있는 「위성방송추진협의회」가 내부 행사로 마련한 것이다.

일반에 생소한 「위성방송추진협의회」는 위성방송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 대기업 및 언론사간에 상호 유기적인 공조체제를 구축하여 「새 방송법의 통과 및 위성방송 진입제한을 철폐한다」는 목적으로 지난해 말 구성된 비상설 단체. 협의회는 기업쪽에서 삼성, 현대, LG, 대우 등 4대 재벌이, 신문사에서는 조선, 동아, 중앙, 한국일보 등 4대 언론사가 참여한 상태로 회원 구성도 철저히 견제와 균형의 틀을 유지하고 있다.

이 「위성방송추진협의회」가 첫 사업으로 구상한 행사가 바로 양평 프라자 리조텔에서 4일과 5일 양일간 개최하는 워크숍이다. 이번 행사의 목적은 위성방송사업의 발전 및 대외경쟁력 확보를 위한 바람직한 법제도 검토 및 제안으로 압축된다.

협의회는 또 워크숍을 통해 협의회 구성원간 결속력 및 대외 위상강화를 시도하고, 위성방송에 대한 컨센서스가 도출되면 이를 바탕으로 이달 중순경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공개세미나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번 워크숍을 바라보는 관계자들은 『일부로부터 위성방송 신규 진입에 대한 비판을 받고 있는 이들 대기업과 신문사가 과연 어떤 목소리를 낼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주제발표나 주제토론, 정보교환도 행사 내용에 포함돼 있으나 이번 워크숍의 핵심사항은 「공동입장정리 및 대정부 건의문 작성」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기업 언론사들에게 적용되고 있는 진입규제 철폐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행사를 발판으로 「대정부 압박 및 여론 끌어안기 작업」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지금까지 앙숙관계에 있던 일부 대기업과 언론사들이 이번 워크숍과 관련해서는 철저한 역할분담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워크숍 외부행사 전체 주관은 「LG」가, 세미나 진행전략수립 및 준비상황 체크는 「삼성」이, 새 방송법 쟁점토론에 대해서는 「현대」가 그리고 공동입장 정리 및 대정부 공개질의서 작성은 「동아일보」가 각각 맡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협의회는 워크숍의 모양새를 갖추기 위해서 한화, 선경, 롯데, 한라, 쌍용 등 위성방송에 관심있는 다른 대기업에도 문호를 개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중견 기업이나 중소 전문업체의 호응도가 전혀 없다는 사실과 MBC, SBS 등 방송사의 참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은 협의회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문제는 협의회의 이러한 움직임이 위성방송사업을 둘러싸고 정부 및 정치권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대세를 얼마나 돌릴 수 있느냐는 점이다. 이달 말까지 제정할 예정이던 새 방송법은 「노동법사태」 「한보그룹 국정조사」 등에 가로막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다 주무부처인 공보처는 올해 업무계획을 통해 위성방송사업자 추가 지정이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께 이뤄질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에서는 공보처의 「내년 상반기」 표현은 차기 정부하에서 위성방송사업자를 허가하겠다는 해석도 내리고 있다. 이번 워크숍이 대정부 및 정치권 압박작업이란 분석도 이런 시기적 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신문사 및 대기업이 연합한 협의회의 움직임이 대세를 바꿔 놓을 수 있을지 아니면 꺼져가는 위성방송 불씨 살리기에 그칠지는 좀더 두고 볼 상황이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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