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진흥회, 해외투자 편중현상 심각

우리나라의 해외투자는 동남아와 북미가 전체의 87.5%를 차지하는 등 지역적 편중현상이 심각한 가운데 동일지역에서 한국기업간 경쟁이 심화하고 있으며 원료와 중간재의 대부분을 현지 조달보다는 국내시장에서 조달함으로써 현지 생산품의 저가판매 전략에도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전자산업진흥회(회장 구자학)가 최근 유엔무역개발위원회(UNCTAD)의 「96 세계 투자보고서」를 분석,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현재 한국기업의 해외투자 규모는 36억3천7백만달러, 건수로는 1천2백34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아시아, 북미지역에 대한 투자 비중은 각각 36.6%, 39.5%로 집계됐으나 투자 건수는 각각 9백14건, 1백66건에 달해 전체의 87.5%를 점유했고 유럽에 대한 투자비중은 15.1%, 건수로는 71건, 5.8%에 그치는 등 지역별 편중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동일 지역에 진출한 한국기업간의 경쟁이 심화하고 해당국의 한국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과거에는 섬유, 의류업종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전자, 전기업종의 진출이 활발, 전체의 57.6%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비제조업부문에서는 무역업의 비중이 14.1%로 상대적인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현상은 동남아 진출 기업의 경우 노동력 확보와 설비 이전이 용이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고 북미와 유럽 선진국으로의 진출기업은 무역장벽과 시장진입의 용이성, 생산거점 확보 등의 때문으로 이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그러나 한국기업들이 원료와 중간재의 대부분을 현지에서 조달하기보다는 국내에서 공급함으로써 현지 생산품의 저가판매라는 전략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국과 아시아국가의 저가 공세에도 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특정지역, 일부업종에 편중된 투자는 위험관리도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으며 현지 진출업체간 과열경쟁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아 당사국과의 마찰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대상국의 다변화와 업종의 다양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했다.

특히 노동력 확보 차원에서의 해외투자를 탈피, 기술 이전을 통한 현지화가 바람직하고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해 금융기관의 현지법인 설립과 리스회사의 설립이 활성화해야 하며 투자 개입보다는 환경조성을 통해 기업의 효율성을 찾을 수 있게 하는 정부의 시책이 필요하다고 이 보고서는 강조했다.

<모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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