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정보통신기기 업계가 지난달 30일 팔레스호텔에서 새해 첫 간담회를 가졌다.
통상산업부가 올해의 정부 추진계획 및 최근의 수출입 동향 등을 설명하고 업계의 협조를 당부하기 위해 마련한 이날 간담회는 예상과는 달리 정부의 정보산업 정책에 대한 업계의 강력한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등 최근의 경기불황과 맞물려 시종 무거운 분위기였다.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논란을 일으킨 부문은 인력난 문제. 업계는 정보통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력난부터 해결해야 한다면서 이는 서비스 위주의 통신산업 정책에서 비롯됐다며 정부를 강하게 질타했다.
한 참석자는 『정부가 기기산업의 현실은 도외시한 채 통신서비스 산업만을 확대함으로써 인력난은 물론 무역수지를 악화시키는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면서 『이 상태가 계속되면 제조업체의 인력은 모두 서비스쪽으로 빠져나가고 말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또 한 참석자도 『정부가 이공계의 정원을 대폭 확충하면 뭐하겠느냐』면서 『근본적인 처방은 기기산업의 현실을 고려, 정부의 통신서비스 일정을 대폭 늦추거나 수정하는 길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는 『통신서비스 산업의 확대가 아무리 국민적 요구라 하더라도 우리산업의 현실에 비추어 보면 분명 사치에 해당한다』면서 『통신서비스의 확대로 함께 커나가야 할 산업계는 휘청거리고 시스템 통합업체들만 득세하는 것은 어딘지 통신산업정책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가 아니냐』고 되물었다.
이날 업계 관계자는 중소기업을 위한 해외공동전시관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중소기업 공동연구소 설립을 위한 자금 지원 등을 요청하는 한편 통신기기에 대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지속 확대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정부측 대표로 참석한 서사현 생활공업 국장은 『업계의 애로사항을 정책에 반영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특히 인력문제와 경협기금 확대문제 등은 관계부처와 협의, 원만히 처리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서 국장은 이와 함께 최근의 무역수지와 수출입동향을 자세히 설명하고 업계의 협조와 분발을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정부측에서 박인구 전자기기 과장 등이 참석했고 업계에서는 KDS 고석영 회장, LG전자 김만식 이사, 삼성전자 김일수 이사, 현대전자 박재효 이사, 세진전자 정효동 전무, 대륭정밀 김영준 상무 등 14명이 참석했다.
<모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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