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오디오산업은 1958년 소리통인 라디오 개발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꾸준히 이어져 왔다. 그러나 그동안 중저가격대의 대량 생산품에 의존해오던 국내 오디오산업에 제동이 걸리기 시작한 것은 세계시장의 불황이 장기화하고 자동차, 컴퓨터산업 등이 발달하면서부터였다.
하지만 자동차나 컴퓨터도 오디오라는 것이 없이는 결코 상품으로 살아남기 어렵다. 자동차나 컴퓨터도 사운드 없이는 무의미한 존재가 되기 때문이다.
최근 선진국 자동차회사들이 앞다투어 기술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것 가운데 카오디오를 들 수 있는데 이는 과거의 소리와 다른 고충실도의 사운드를 차안에서 듣게 하기 위한 연구이다. 어디 그뿐인가. 컴퓨터시스템에서도 오디오 사운드는 매우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돼 하나의 새로운 장르로 취급되기 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 태광산업, 아남전자 등이 개발한 하이엔드 오디오들은 이미 세계적인 브랜드로 정착, 우리나라 오디오기술을 중상급으로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제 국내의 하이엔드 오디오 개발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참여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어 이들이 오디오산업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런데 이런 고가격대의 제품들이 단기 이익만 추구하고 있는 경영진에게는 그렇게 반가운 일만은 아닌 것 같다. 한마디로 장사가 안되는 것에 굳이 투자를 계속할 필요가 있느냐 하는 것이다. 이같은 우려가 현실화될 경우 하이엔드 제품개발이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생긴다. 실제로 하이엔드 제품의 이미지가 현재 판매되고 있는 자사 전체 하급모델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지만 단기간 안에 이익을 추구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이를 간과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에 도전하고 있는 일부 영세기업들이 자본의 뒷받침이 없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들이 만들어낸 제품 중에는 우수한 것이 있지만 장기간에 걸쳐 지속적으로 연구와 기술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대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에 가서 경영상의 어려움을 맞게 되고 여기에 기술력의 한계에까지 부딪혀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으로 거의 무방비 상태에 놓여진 현실에서 이들이 참신한 기술력이나 경제적 뒷받침이 없어 자생능력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든다.
하이엔드로 가기 위한 오디오산업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는 일로 이를 위한 기술습득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전문기관과의 협력관계를 갖도록 해야 한다. 특히 신소재 부품에 대한 기술연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하이엔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한 일로 지속적인 선진국의 수준높은 기술을 연구해 우리 것으로 소화해 주었을 때 가능하리라고 본다.
국내 오디오산업이 다시 한번 재기하려면 엔지니어를 주축으로 디자이너, 경영자 등이 삼위일체가 되어 제품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가능하리라고 믿는다. 이같은 일은 꾸준한 노력과 성실한 제품개발로 가능할 것이다. 특히 차세대를 위한 디지털 기술력 확보는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며 신기술 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중대한 과제를 풀었을 때 우리도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는 것이다.
<이영동 오디오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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