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역사에서 나타나는 가장 뚜렷한 특징은 속도의 향상이다.
인간은 자전거, 자동차, 배, 비행기, 로켓 등을 발명해내면서 오늘날 초음속을 경험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큰 산과 강, 바다 등의 장애물을 극복, 그 활동영역을 넓혔다. 여러 분야에 있어서 속도향상은 인류의 영원한 꿈이다.
기업체 중에서 속도를 중요한 경영수단으로 부각시킨 기업은 미국의 모토롤러사이다. 이 회사는 제품 개발에서부터 생산, 출하, 애프터서비스 등은 물론 의사결정에 이르기까지 기업경영 전과정에서 스피드(속도) 향상을 최대목표로 삼음으로써 경쟁력을 강화시킨 대표적인 기업이 됐다. 이 회사의 그러한 경영기법은 전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제품 생산과정에서 입하된 부품을 재고로 남겨두지 않고 즉시 사용하는 상품 관리방식인 JIT(Just in Time)나 상품 유통과정에서 판매량과 재고를 즉시 파악하는 POS(Point of Sale), 생산비의 10% 이상을 차지하는 물류비용을 속도로 개선한 사례 등이 그 파생물로 볼 수 있다.
자동차업체인 일본 도요타와 컴퓨터업체인 컴팩, 대만의 에이서 등은 나름대로 그러한 개념을 적용해 발전시켰다. 도요타는 도요타이즘을 만들어 냈고, 컴팩은 IBM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개인용 컴퓨터(PC)업체로 부상했으며, 대만의 중소 컴퓨터업체였던 에이서는 개발기간을 단축함으로써 가격이 낮은 PC를 생산, 판매할 수 있게 돼 일약 세계적인 컴퓨터업체로 성장했다.
국내업체도 지난 수년 동안 미국과 일본의 경영기법에 영향을 받아 이러한 시스템을 너나없이 도입한 바 있다. 올해 국내의 대표적인 업체인 S전자의 경영방침을 보면 「스피드 경영」을 가장 우선으로 꼽고 있다. 이 회사가 역점을 두고 있는 스피드 경영은 이제까지 다른 업체들이 해온 방식을 답습하자는 것은 물론 아닐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은 별로 새로워 보이지는 않는다. 국내의 대표적인 전자업체는 외형으로는 세계 유수의 기업군에 속한다. 그런데도 경영수준은 그것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경영환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데 국내 정상의 기업조차 그것을 타개할 만한 참신한 아이디어는 잘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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