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징이 끝난 반도체가 고온 등의 악조건에서 견뎌내는지를 검사하는 번-인(Burn-in) 테스트와 최종적으로 전기신호 및 각종 기능시험을 실시하는 일반 테스트 공정간의 영역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TDBI(Test Dual Burn-in)라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번-인시스템 도입이 확산되면서 이같은 경쟁은 한층 가열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TDBI시스템은 칩의 불량유무를 가리기 위해 개별 디바이스의 출력을 모니터하는 MBT(Monitoring Burn-in Test)방식의 번-인테스트에서 한 단계 발전된 형태로 최대 72시간이 소요되는 번-인테스트 기간에 일반 로직 테스트의 기능시험을 함께 처리하는 새로운 번-인시스템이다.
반도체 생산업체로서는 기존 고가의 일반 테스트 장비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TDBI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원가절감은 물론 제품생산 기간도 단축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TDBI시스템의 도입이 확산되면서 과거 일반 테스터 수요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던 번-인 장비의 수요가 최근 들어 일반 테스터와 비슷한 수준으로까지 늘어난 반면 일반 테스트 장비의 도입은 줄어들고 있다.
최근의 이같은 기술적 추세에 따라 공정간의 영역싸움에서 일단은 번-인테스터쪽이 공세적인 입장이다. 즉 기존 일반 테스트 장비들이 실시하던 검사내용중 장시간이 소요되는 항목들을 하나라도 더 많이 빼앗아 오는 것이 번-인 장비업체들의 기본적인 기술전략이 돼버린 셈이다. 실제로 최근 출시되는 번-인 테스터들은 얼마나 많은 기능검사를 제공하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반 테스터업체들 또한 번-인 장비의 이같은 영역침범에 대해 지금까지의 관망자세에서 탈피,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 영역경쟁은 더욱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기술적으로 번-인 테스터의 기능검사에는 한계가 있으며 향후 64M 및 2백56MD램 등으로 반도체의 집적도가 높아질수록 이러한 한계는 더욱 두드러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향후 일반 테스터 수요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테스터에 번-인기능을 추가하는 연구를 내부적으로 추진하는 등 역공세를 취하고 있다. 또한 특정 검사항목의 롱 사이클 테스트만을 실시하는 저가형 전용 테스터를 잇따라 출시, TDBI시스템이 갖고 있는 낮은 가격 및 검사시간 단축의 장점을 무력화시킨다는 전략이다.
현대전자 개발실의 한 관계자는 『가격 및 생산효율 측면에서 TDBI시스템과 같은 형태의 장비는 계속 도입이 늘어날 전망이며 이 때문에 외국의 경우 번-인 장비업체와 일반 테스터업체 간의 기술적 제휴가 활기를 띠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상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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