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색의 광디스크 한장으로 레이저디스크로는 볼 수 없는 해상도와 극장에서나 들을 수 있는돌비 서라운드 입체 음향을 안방에서 재현 할 수 있다. 2시간짜리 영화 3편을 보는 동안 CD교체를 하지 않아도 된다. 야외에서 휴대형 컴퓨터를 통해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논문작성을 위해 외국에 직접가지 않고도 컴퓨터 단말기에 앉아 인터넷을 통해 세계각국의 정보검색이 가능하다. 예전처럼 장황한 편지를 띄워 도서대출을 애걸할 필요도 없다. 종래 받을 수 없던 깨끗한 영상정보까지 확인이 가능하고 필요한 정보는 프린터를 통해 보관해 놓을 수도 있다.
TV리모컨 하 나로 PC통신을 즐길 수 있고 TV를 통해 인터넷 여행을 떠날 수도 있다. PC프로그램을 즐기되 PC모니터의 작고 칙칙한 화면에서 해방될 수 있다. PC을 켜는순간 바로 TV처럼 초기화면이 떠 오른다. 덕분에 이제는 하드디스크에 대용량의 각종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수시로 새로 나온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없어진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꿈]으로 여겨져왔다. 그러나 최근들어서 디지털 기술이 급진전되면서 이러한 것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세계 각국의 1천5백여개 전자정보통신관련 기업들이 지난 9일(현지시간)부터 12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경연을 벌인 」97 동계 CES에서는 이러한 꿈이 현실로 실현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가전 멀티미디어 등 전자정보통신분야의 최신 기술추세를 한눈에 보여주는 한편 함께 열린세미나는 기업이 필요한 관련 기술정보를 제공, 큰 인기를 끌었다.
이번 CES에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디지털 인터넷 멀티미디어 기술의 융합이다.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전자제품 가운데 각종 기술을 융합한 제품은 컴퓨터와 한 첨단 기술제품들이 대거 출품돼 미래 첨단 영상정보사회의 도래를 예고했다.
이중에서 특히 주목받은 제품은 DVD 제품. 3백여개 업체가 1천여점의 DVD관련 제품을 선보였다. 세계 유명 업체의 부스에서는 DVD 관련제품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앞으로 DVD관련 제품을 개발하지 않고는 전자, 정보통신회사로서 사업을 영위할 수 없다는 점을 각인시켜주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이번 CES에서는 삼성정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우리나라의 가전3사와 마쯔시다, 도시바, 소니, 파이오니아, Emc3, 마렌즈, OCI, RCA 제니스등 세계 각국의 유명전자업체들이 DVD플레이어 및 DVD롬의 등을 출품해 차세대 영상기록매체를 둘러싼 혼전을 예상케 했다.
특히 지난 95년부터 DVD기술개발에 나섰던 하몬 카돈사가 처음으로 DVD를 채용한 오디오제품 선보이면서 기술력을 과시했다.
이 뿐만 아니다. 영화업체 워너, MGM, 트라이스타, 뉴라인 시네마, 폴리그램 등 메이저 영화사들까지 행사기간동안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 데논, 파이오니아 등과 협력해 올3월까지 유명영화를 DVD 타이틀로 출시한다고 밝혀 DVD 성장가능성을 높여줬다.
오디오 위크지의 폴 킥맨씨는 {현재 형성기에 있는 DVD시장은 앞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해 오는 2000년을 기점으로 DVD 플레이어와 DVD 롬 드라이브가 각각 1천2백만대, 5천만대를 돌파하면서 모두 7조9천억원의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CES에서는 또 인터넷을 통한 첨단 영상시대를 구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우선 미국의 제니스는 네트워크컴퓨터(NC)를 플랫폼과 TV웹브라우즈루를 채용한 신개념의 인터넷 TV [넷비전]과 PC화면을 일반 TV화면에서 깜박거림없이 볼 수 있는 스캔 컨버터 [뷰올]을 선보이면서 이분야의 선발업체로서 면모를 과시했다.
RCA는 TV에 NC플랫폼을 세트톱박스(STB)의 형태로 연결해 PC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NC TV]를 출품했으며 도시바도 TV수신카드와 DVD디지털 다기능디스크롬을 장착한 [PC TV]를 선보였다.
휴스사는 디지털위성수신시스템(DSS)과 PC를 결합한 [다이렉트PC]를 선보였다.
CES는 또 인터넷을 기반으로한 신개념의 TV(인터넷 TV)도 등장으로 통신과 TV의 결합시대를 여는 촉매제역할을 했다.
인터넷 TV는 TV를 컴퓨터와 모뎀 및 별도의 소프트웨어 설치없이 인터넷에 연결해 사용 할 수 있도록 한 첨단제품이다. 이 제품은 인터넷과 TV의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영상기기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필립스 일반TV에 웹 기능을 내장한 웹TV를 선보이면서 이 분야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우리나라 업체로서는 대우전자가 일반 TV에 웹브라우즈를 내장한 인터넷 TV를 발표해 인터넷 TV 기술력을 선보이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전시회기간중 컴퓨터분야에서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제품은 휴대형 PC(HPC). HPC는 외관상 팜톱 PC형태이며 기존 데스톱 PC와 문서 데이터 등을 완벽하게 교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립된 정보기기로서 개인휴대단말기(PDA)와 구별된다. 이 제품은 이번 CES를 통해 PC와 PDA의 경계를 허무는 정보통신기기로서 치열한 시장접전을 예고했다.
우리나라의 LG전자를 비롯해 휴렛팩커드, 카시오, 필립스 등이 HPC를 출품해 주목을 받았다.
가정용 복합 전자제품분야에서는 [가정극장 실현]이라는 기치아래 40여개 업체가 가정용 극장시스템을 들고 나와 이 분야의 기술수준을 한단계 레벨업시키는 계기가 됐다.
앰플파이어테크놀로지사를 비롯 애틀란틱, 오디오소스, 배스인더스트리, 캘리포니아 오디오 랩, 카버, 서윈, 다이아몬드케이스, 딕커버, 엔케이스 등이 고성능 스피커, 프로젝트, AV시스템 등 각종 첨단 시스템을 출품했다.
국내업체들은 이번 CES에서 첨단 전자제품기술분야에서 경쟁국에 뒤지지 않는 면모를 세우는 전기를 마련했다. LG전자는 HPC와 PDA 등을 출품해 선진국업체들과 대등한 위치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전자는 게임전용 GX TV과 DVD롬 드라이브 등을 출품, 세계정상급의 첨단기술력을 확인시켜줬다. 특히 게임전용 TV의 경우는 세가 닌덴토 등이 삼성전자로부터 제품공급을 요청할 정도로 기술적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대우전자는 인터넷 TV 등을 출품, 전자전문업체로 위상을 높혔으며 이번 CES를 해외시장확대를 위한 호기로 활용, 적지않은 성과를 거뒀다. 미국의 유명한 시어즈, 월마트, K마트 등 백화점과 일부 가전양판점들과 일부 가정용전자제품에 대한 공급상담을 벌이는 저력을 보였다.
이번 춘계 컴덱스에는 세계 1천5여개 업체가 모두 2만여점의 전자정보통신 관련 제품을 선보였고 세계 1백10개국의 12만이상이 관람하는 대성황을 이뤘다. 이는 관람객수에 있어서 지난해에 비해 10%정도 늘어난 수준이다.
이처럼 올 겨울 CES는 내용적인면에서도 나름대로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업체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CES 참가업체들의 수출상담건이 예년에 비해 다소 늘어났기 때문이다.
전시회개최 못지 않게 좋은 디자인과 프로그램에 대한 상(賞)을 시상해 관련 업계의 기술개발을 촉진하는 촉매역할을 했다. 샌드스 엑스포에 「이노베이션 97」이란 별도의 수상작관을 마련했다. 이곳에는 연일 관람객들이 북적거려 일반인들에게 세계각국의 전자, 정보통신 기술수준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이번 CES 전시회에 참가하고 있는 대우전자의 한 담당자는 『올 동계 CES기간동안 대우전자관을 찾아 제품공급 요청과 관련된 상담을 벌이는 바이어들이 지난해 보다 평균 10%이상 늘어났으며 구매상담 규모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터넷을 통해 CES 자료를 접속하는 사람들도 상당수에 이른다는게 주최회사인 미국가전생산자협회(CEMA) 관계자의 설명이다.
CES 전시회기간동안 DVD, 멀티미디어, 인터넷TV 등 첨단기술제품이 대거 첫선을 보이는 등 명실공히 국제전시회로 손색이 없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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