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는 올해를 그 어느해보다 중요한 한해로 평가하고 있다. 21세기를 대비해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구조 조정의 성패를 처음으로 검증받는 해인데다 그룹의 전략사업인 자동차부품 사업이 첫발을 대딛기 때문이다.
李亨道 사장은 『경제난국이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상당한 구조조정을 완료,지난해보다 더 나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부품 사업은 전자기술 응용이 확대되는 추세에 따라 장기적으로 회사의 수익성 제고에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李사장은 최근의 노동계 총파업사태와 관련해서는 『정치,사회적 안정이 경제에 필수조건』이라며 『빨리 의견조정이 이루어져 안정이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지난해 경기침체로 전자부품업계가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는데 삼성전기의 지난해 경영성과를 나름대로 평가하신다면.
▲지난해 경제상황을 당초 그리 나쁘게 보지 않았으나 반도체 가격의 폭락이 세트의 가격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전자부품 가격의 전반적인 하락세를 초래하는 등 수요부진 보다는 가격하락으로 인한 압박이 크게 작용했습니다. 특히 엔고시대에 해외생산 기반을 갖추고 사업구조 개편을 마무리한 일본기업들이 엔화절하를 무기로 가격인하를 단행함으로 어려움을 가중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기는 이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매출의 전년대비 25% 성장,중국 동관 등 해외 5개 공장의 대대적인 증설 완료,이동통신 및 광부품 등 유망 신규사업 분야에 진출 등 많은 성과를 일궈냈으며 거품제거를 위한 대대적인 투자 및 경비절감 노력이 효과를 거두기 시작하는 등 국제기업에 맞는 체질개선의 기반을 다졌다는 점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전자부품 경기에 대한 전망과 이에 대한 삼성전기의 대응전략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드러낸 우리나라 경제는 올해도 뚜렷한 호재가 없기 때문에 상당한 성장률 둔화가 예상됩니다. 일반 전자부품시장도 전자산업의 전반적인 침체로 고전하다가 하반기 이후부터 침체에서 벗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위기의 그늘에는 언제나 기회가 숨어있는 법입니다. 경제난에 대한 전직원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만 해도 큰 수확이라 할 수 있으며 앞으로 이같은 공감대 위에 경영체질 개선 및 사업구조 조정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가겠습니다.
-사업구조 조정과 경영체질 개선의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있으면 말해주십시요.
▲사업구조조정은 주력품목을 칩부품,컴퓨터 및 정보통신부품,자동차부품 등 소위 3C부품 중심으로 재편하고 해외생산을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이미 상당부분 진척돼 올해는 그 결실이 어느 정도 가시화 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경영체질 개선은 수년간 계속된 호황으로 약화된 체질을 다시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인력,투자 및 모든 가용수단을 효율화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를위해 그룹차원의 경비절감운동인 「3년간 총경비 30% 절감운동(330운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품질,안전,환경 등 모든 분야에 「기본을 지키자」는 운동을 생활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사결정을 신속화하고 재고를 줄이는 등 사내 정보공유가 되지않아 나타나는 불합리한 요소를 해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것입니다. 해외공장에 대한 자재 납품을 지금처럼 국내에서 검수,포장하지 않고 납품업체가 직접 해외공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하면 납기를 단축하고 인력낭비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일은 정보인프라 구축없이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따라서 선진국형 기업자원관리 시스템인 SAP R/3 도입을 적극 추진하고 엔지니어링CIM을 전사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등 정보기술을 토대로 한 경영체제 구축에 매진할 것입니다.
올해 주요 사업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혀주십시요.
▲우선 지난해 매출액 1조5천억원보다 20% 늘어난 1조8천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동통신부품과 광부품,박막부품과 같은 유망 전략사업에 개발역량을 집중하고 올해 필리핀과 브라질에 추가 진출하는 등 해외 현지공장을 계속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를 위해 칩부품과 이동체통신 부품의 생산량을 월 40억개와 3백만개로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리고 다층회로기판,편향코일 등 고부가가치 품목 제품비중을 확대하는 한편 A/V부품 뿐만 아니라 다층세라믹칩콘덴서(MLCC),광픽업 같은 첨단부품도 해외에서 생산하는 등 해외생산비중을 계속 늘려나갈 예정입니다.
-정보통신부품사업 육성은 삼성전기 뿐만 아니라 전 부품업체들의 지상과제가 되고 있습니다. 삼성전기의 정보통신부품사업 전략은 무엇입니까.
▲지난해 국내 처음으로 RF모듈을 개발하는 등 이동통신분야에 역점을 두고 있으며 올해에는 디지털 VCO,TCXO를 개발하는 한편 전력증폭기모듈(PAM),표면탄성파(SAW)필터,듀플렉서 등도 출시함으로써 종합적인 제품구조를 갖출 예정입니다. 또한 광픽업 등 광부품은 물론 DVD용 적색 LD,고휘도 LED와 같은 박막부품 개발에도 역점을 둬 차세대 전략품목으로 육성해 나가겠습니다.
-국내업체들의 해외공장이 사실은 적자상태로 운영되는 예가 적지 않습니다. 삼성전기의 경우는 어떻습니까.
▲지난해 가동에 들어간 멕시코공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흑자를 내는 등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태국공장은 2년 연속 최우수 외국인공장상을 수상했고 중국의 2개 공장도 최근 대규모 증설을 단행했습니다. 앞으로는 해외공장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경영의 현지화에 힘을 기울여 현재 36%선인 현지공장의 현지인 매니저 비중을 올해에는 50%까지 늘려 명실상부한 현지 경영체제를 구축하겠습니다.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한계사업 정리와 자회사 지분축소 등도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익성이 떨어지는 A/V부품사업의 경우 해외공장으로 이전하는 한편 사내기업가 제도를 신설해 이관하고 있습니다. 자회사 지분축소는 삼성에머슨과 IST를 삼성그룹 계열사에서 분리하는 등 이미 발표한 대로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자동차부품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지요. 또 자동차부품에 대한 막대한 투자가 사업구조 조정을 위한 투자를 지연시키고 회사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없지않은데요.
▲부산 녹산공단에 짓고 있는 자동차부품 공장은 지난해말 완공돼 시생산중에 있으며 올 10월부터는 본격 양산을 시작할 예정입니다. 현재로는 초기 양산품질이 사업성패를 좌우한다고 보고 이 부문에 가장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아울러 자동차부품에 대한 투자가 이미 완료됐기 때문에 이 분야에 대한 투자가 타 분야의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합니다. 또한 전자화되고 있는 자동차의 특성상 자동차부품과 전자부품이 결합,시너지효과를 거둠으로써 자동차부품사업은 장기적으로 회사의 발전과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삼성전기의 최근 주가하락은 자동차부품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인해 수익성이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수익성 제고를 위해 특별히 구상하는 정책이 있으면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를 「수익성 제고의 해」로 정해놓고 있습니다. 주가는 바로 그 회사의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입니다. 삼성전기의 주가가 최근 크게 하락한 것은 국내 주식시장 여건 이외에도 그동안 막대한 투자에 비해 이익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평가,자동차사업에 대한 신규투자 등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올해는 수익성을 높이는데 경영의 초점을 맞출 것이며 향후 생산하는 자동차부품도 우선 삼성자동차에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점차 삼성자동차에 대한 매출의존율을 3분의 1 이하로 떨어뜨리고 그룹외 매출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삼성전기가 투자만 해놓고 훗날 자동차부품사업을 별도로 분리할 지도 모른다는 설이 있는데.
▲자동차부품사업을 분리하는 일은 절대로 없습니다. 자동차부품과 전자부품은 상호 결합할 수 있는 요인이 많이 있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아주 좋은 업종을 선택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동안 전자 소그룹 산하 부품업체인 삼성전관,삼성코닝 등과의 통합설이 종종 나돌았었는데 최근 경기침체 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같은 방안이 재검토되고 있지는 않은지요.
▲삼성전관의 주력사업인 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의 일반부품사업은 사실은 개념부터 상당히 차이가 있어 융합이 어렵습니다. 따라서 통합보다는 별도로 육성하자는 쪽으로 이미 그룹 차원에서 결론이 난 상태입니다.
-2천년대를 대비한 1천1백일작전을 전개한다고 하는데 어떤 취지에서 이같은 일을 시작하게 됐는지요.
▲다가오는 21세기에는 경쟁상황이 지금과는 판이하게 달라져 일류기업이 되지않고는 생존하기 어려운 상화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오는 2000년까지 남아있는 기간 동안에 철저한 준비를 통해 2천년대 세계 부품업계 「TOP 3」에 진입한다는 목표아래 일종의 실행전략이라 할 수 있는 이 1천1백일작전을 올해 시무식에서 처음 선포하게 됐습니다. 1천1백일작전은 올해 수종사업을 일류화시키고 내년에는 현지화된 글로벌 경영을 구축하며 99년에 세트를 리드하는 기술선도 기업이 되는 것을 단계적인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를위해 삼성전기가 주목하는 벤치마킹 대상은 일본의 무라타,TDK,교세라 등입니다. 이들 기업들은 사업구조나 제품이 우수하고 경상이익률도 20% 이상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이들 기업 수준의 산업구조를 갖추는 것이 삼성전기의 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여당이 통과시킨 개정 노동법에 대한 노동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파업사태가 장기화되고 있습니다. 국내 최대의 전자부품업체 최고경영자로서 최근의 파업사태를 어떻게 보십니까.
▲아직 파업으로 인해 직접적으로 입은 피해는 없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OECD에 가입하자마자 이같은 일이 터져 매우 안타깝습니다. 경제에 있어 정치,사회적 안정은 무엇보다 긴요하기 때문에 빨리 의견조정이 이루어져 안정이 이룩됐으면 좋겠습니다.
<정리=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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