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PCB원판업체인 두산전자가 합작파트너인 미국 얼라이드시그널社와의 불편한 관계 청산을 위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수년전부터 불거져 나온 양사의 불협화음은 이제 두산그룹과 얼라이드시그널그룹 간의 미묘한 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두산그룹은 일단 얼라이드와의 관계개선보다는 어떤 식으로든 합작관계를 청산하고 홀로서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얼라이드측과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얼라이드측은 합작청산 부문에 대해선 단 한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어 두산의 의중대로 관철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양사의 불편한 관계는 최근 지분재조정 과정에서 다시 표면화되고 있다. 95년 초 40억원을 증자할 때 두산과 얼라이드의 지분율이 51대49에서 80.1대19.9로 변동된 데 대한 지분재조정에서 얼라이드의 지분율을 두산은 40%, 얼라이드는 당초 약속대로 49%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라이드의 지분율이 이처럼 첨예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것은 향후 기업공개나 신규사업 추진시 서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즉 오는 98년 상장을 추진중인 두산으로선 얼라이드에 49%의 지분율을 할애할 경우 얼라이드가 「우리사주용」으로 일부 지분을 포기한다 해도 최소한 특별결의권은 유지할 수 있게 돼 앞으로도 계속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지분율 문제는 얼라이드측의 명분이 강한 것이 사실. 증자시 얼라이드측과 96년 말까지 지분율을 종전의 51대49로 재조정키로 합의했기 때문에 이를 어길 경우 국제간 법정싸움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격적 M&A전략으로 미국내 1백대 기업의 중위권을 형성할 정도로 급성장한 얼라이드그룹이 이같은 문제를 간과할리도 만무하다.
그렇다면 두산이 이처럼 무리를 해서라도 얼라이드와의 합작관계를 청산하려는 근본이유는 무엇일가. 해답은 대략 세가지로 압축되고 있다. 우선 무엇보다 91년 대구페놀사태를 계기로 얼라이드측이 두산의 신규투자 부분에 대해 적지 않은 제동을 걸고 나섰다는 점이다. 이같은 사실은 이미 4백억∼5백억원이 소요된 전북 익산 페놀원판공장 설립 추진시 실리를 주장하는 얼라이드측의 브레이크로 적잖은 진통을 겪는 등 표면화된 바 있으며 지난해 1백억원 가량이 투입된 경기 분당 신사옥 건립 때에도 재연됐다. 사업다각화 부분에서도 똑같은 결과가 불가피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두번째는 얼라이드의 기술 및 마케팅 협조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 두산측은 이에 대해 『페놀 및 에폭시 양면원판은 독자적인 기술개발이 가능하나 취약한 다층PCB(MLB)용 초박판 소재 부분에 대한 기술이전이 원천봉쇄돼 얼라이드에서 더 이상 받을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마케팅 부문 역시 얼라이드측이 양사 합의서의 독소조항을 활용, 페놀원판을 제외하곤 얼라이드의 허락없이는 어떤 원판도 직수출을 못하도록 막아놓았다. 당초 두산에 페놀원판 생산을 전담토록 하고 얼라이드계열 싱가포르 페놀원판공장을 폐쇄키로 했던 약속도 2년째 지켜지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두산그룹이 박용오 신임회장체제 출범과 그룹의 주력기업인 OB맥주를 살리기 위해 적극 추진중인 계열사들의 외국업체와의 합작관계 청산작업의 일환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즉 두산그룹의 몇 안되는 효자업체인 두산전자를 「되는 기업」으로 보고 집중투자하기 위해선 얼라이드가 두산전자의 결정적인 장벽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두산과 얼라이드의 미묘한 신경전은 두산그룹이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업체인 매킨지社를 통해 94년부터 추진해 조만간 발표할 예정인 그룹사업구조 조정계획에 따라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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