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위성 방송 송신시스템 입찰에 국산화업체 포기

한국통신이 최근 실시한 무궁화 위성방송용 송신시스템 경쟁입찰에서 위성방송 송수신시스템의 국산화와 관련 국책과제를 수행한 국내 업체가 입찰을 포기한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통신은 무궁화 위성방송용 송신시스템 2식을 구매하기 위해 최근 최저가 방식 경쟁입찰을 실시, 제안서를 접수했으나 ETRI 및 캐나다의 MPR사와 함께 무궁화 위성방송용 송신시스템개발 국책과제를 수행했던 LG정보통신이 입찰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한국통신은 위성방송 본방송체제에 대비해 송신시스템 2식을 내년 7월 말까지 구축하기 위해 지난 10일 한국통신 조달본부 내에서 국내업체 단독 또는 국내업체가 참여한 국제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날 입찰에서는 삼성물산(美GI), 삼성전자(美DIVICOM), 대우전자(美SA), 성미전자(英ETL) 등 4사가 국제컨소시엄으로 참여했을 뿐, 당초 MPR사와 공동 참여가 예상됐던 LG정보통신은 불참했다. LG정보통신의 입찰참여 포기에 따라 향후 무궁화 위성방송 송신시스템은 국산화 과제로 채택됐던 사항과 전혀 무관한 외산장비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LG정보통신은 입찰참여 포기이유로 한국통신이 제시한 장비 세부사양이 국산화 과제 내용과 다른 데다 HW와 SW의 분리 구매로 인한 국내업체의 역할 감소 너무 낮게 책정된 장비가격 등을 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궁화 위성방송용 송수신시스템은 한국통신의 1백50억원 출연금을 바탕으로 정보통신부가 국책 과제로 선정, 지난해부터 ETRI 주도로 민간업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국산화가 추진됐으며 LG정보통신이 송신시스템을 그리고 삼성전자, LG전자 등 9개 업체가 수신시스템을 각각 개발, 상용화함으로써 지난 7월 1일부터 시험서비스된 KBS의 위성방송에 적용됐었다.

이와 관련, LG정보통신의 한 관계자는 『무궁화 위성방송용 송신시스템 개발에서 ETRI와 LG정보통신은 소프트웨어 개발과 시스템인터그레이션을 담당했으나 이번 입찰 내용에서는 HW만 제시돼 국내업체들의 역할이 제한됐고 한국통신이 책정한 공사 예가(豫價)도 원가에 못미치는 금액이어 부득이 입찰 참여를 포기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의 관계자는 『내년 1월경 입찰에 참가한 4개 업체를 대상으로 송신시스템 구매를 결정할 계획이며 이번 입찰은 국내 정합 규격에 근거해 입찰을 진행, 수신시스템과의 장비호환성은 전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통신은 이번 입찰에서 MPEG2엔코더를 포함한 송신시스템만 입찰에 부쳤으며 요금징수기능 등 핵심부문을 담당하는 제한수신기능(CAS)에 대해서는 국내 규격이 확정되는 대로 추후 입찰키로 했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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