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계 화제] 컴퓨터잡지 부록 경쟁 지나치다

한때 일부 여성지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과다부록 제작이나 경품제공을 최근 컴퓨터잡지사들이 경쟁적으로 독자에게 제공해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같은 잡지사간 지나친 과당경쟁은 결국 가뜩이나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한 컴퓨터잡지계의 경영난을 악화시키기 때문이다.

컴퓨터잡지들은 이제까지 대부분 PC활용자들이 궁금해하는 우수 셰어웨어 프로그램이나 독자들의 관심이 첨예한 소프트웨어 데모버전, 소프트웨어를 CD롬 형태로 구독자에게 무료로 제공해 왔다.

지난달 발표된 윈도NT 데모버전과 사운드카드, 영상보드 등 윈도NT용 드라이버들이 대표적인 부록이다.

특히 인터넷에서 새롭게 발표되는 최신 게임이나 우수 셰어웨어 프로그램과 하드웨어 개발사들이 업그레이드하는 드라이버 패치파일 등이 담겨 컴퓨터 사용자들에겐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잡지업계가 불황에 시달리자 일부 PC활용지, 게임잡지들은 책값을 상회하는 정품부록을 제작해 다른 잡지사들의 반발을 사는 일이 늘고 있다. 독자서비스도 좋지만 컴퓨터잡지계가 책값을 상회하는 부록을 제작해 서비스할 경우 업체간 출혈경쟁으로 연결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반발업체의 주장이다.

최근 컴퓨터잡지들은 소비자가격 1만∼5만원 상당의 정품 소프트웨어나 게임을 부록형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PC활용지 「하우PC」는 12월호 부록으로 「배낭메고 세계로-유럽편」을 증정했다. 하우PC는 올해 중순 창간 후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에 이어 호마다 정품부록을 증정하고 있다. 내년 1월호 부록으로는 「일본어 학습타이틀」 정본을 증정할 계획이다.

정보시대에서 창간한 게임전문지 「컴퓨터 게이밍월드」지는 지난 11월 창간호에서 「레밍스 3D」 정품게임을 특별부록으로 증정했고 PC게임 전문지 「게임챔프」지도 12월 부록으로 전투레이싱 게임인 「라이프 아웃」 정품게임을 부록으로 제공했다.

이밖에 PC활용지 「마이컴」은 소비자가 2만원짜리 「인터넷을 탐험한다」를, 예진미디어의 컴퓨터 게임지는 「리얼 파이터」 정품 CD타이틀을 부록으로 증정했다.

이같은 현상은 부록이 독자들의 관심을 바탕으로 책 판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 CD롬이 처음 발표됐을 때 CD롬 부록을 처음 기획, 증정한 모 PC활용지가 매진사태를 빚은 것도 부록을 선호하는 독자들의 심리를 잘 반영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활용지와 게임분야에서 7, 8종의 매체가 같은 아이템을 다루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오랜 지령과 눈에 띄는 매체색깔을 갖추지 못할 경우 수십여종의 관련매체에 묻혀버리기도 쉽고 매체홍보에도 큰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잡지계가 과다경품 자체를 자제하던 분위기에서 점차 이탈할 분위기를 보임에 따라 컴퓨터잡지계에서도 한차례 부록홍역을 치를 것이 예상되고 있다.

한 컴퓨터잡지 기획팀장은 이같은 상황에 대해 『독자들을 위한 양질의 서비스라는 의도는 좋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매체도 정품부록을 기획해야 할 판』이라며 『부록보다는 책의 내용으로 승부를 거는 공정한 경쟁체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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