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살롱] 성재수 정보화교사단 위원장

학교는 정보화교육의 마지막 보루인가.

대학입시 수능시험과 연합고사 등 입시열풍이 거세게 몰아치는 가운데서도 정보화교육에 관한한 학교는 잠잠하기만 하다. 컴퓨터 정보통신의 열기는 거세지만 학교만은 입시에 걸려 이를 생각할 틈조차 없는 듯하다.

하지만 학교 안에서도 정보화에 가장 먼저 반응하고 이를 교육에 응용코자 하는 움직임들이 일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현재 전국에 걸쳐 1천여명의 현직교사들이 회원으로 활동하며 정보화교육을 고민하고 있는 정보화교사단이 바로 그 화제의 단체다.

정보화교사단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울 중앙여고 성재수 선생을 만나 정보화 교육에 대한 얘기를 나눠 봤다.

-우선 정보화교사단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정보화교사단은 정보화교육에 뜻을 둔 선생님들이 모여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모임으로 현재 1천50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회원은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현직 교사들로 구성돼 있고 가입과 탈퇴가 자유롭습니다.

-정보화교사단이 창립된 시기와 구성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해 주십시오.

창립의 계기가 된 시점은 지난 92년 5월입니다. 하이텔이 유료화할 시점에서 최소한 초등학생부터 중학교 2학년생까지는 이용료 부담없이 자유롭게 통신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었습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하이텔 꿈동산이 만들어지면서 지도교사들을 모집했고 이것이 정보화교사단 태동의 기반이 됐습니다.

교사들이 최소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수준의 실력을 확보해야 된다는 필요성하에 지난 95년 2월 25일 정보화교사단이 만들어지게 됐습니다.당시 창립회원 수는 전국에 산재해 있던 교사 1백15명이었습니다.

-창립 취지는 어떤 것들이 있었습니까.

컴퓨터와 통신에 관한한 학생들은 날고 있는데 선생님들은 기지도 못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학생들을 지도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할 수 있는 선생님들도 적었습니다.

적어도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수준은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정보화교사단이 만들어진 것이죠.

-창립 이후 어떤 일들을 하셨습니까.

창립 이후 가장 큰 목표는 정보화교육에 대한 교사들의 의식고취였습니다. 회원들을 확보하고 함께 동참할 사람들을 모으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전국을 대상으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현직 교사들 중 1천명이 넘는 회원들을 확보할 수 있었고 이들을 대상으로 컴퓨터와 인터넷, 멀티미디어에 대한 세미나 및 워크숍, 출판활동을 했습니다.

하이텔 꿈동산의 지도교사활동은 지난 92년 5월부터 매일 당번제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우수소프트웨어 모음집도 발표하신 걸로 아는데.

교육에 활용하면 좋을 CD롬 타이틀과 소프트웨어들을 모아 「아하! 재미있는 소프트웨어」라는 책을 만들었습니다.

학생들은 CD 타이틀을 구입해 나름대로 활용하고 있는데 교사들은 어떤 제품들이 있는지조차 모른다는 게 책을 만들게 된 동기였습니다.

오는 27일 출간기념회를 갖고 2만부를 전국 1만1천여개 학교 및 관계자들에게 무료 배포할 방침입니다.

-1천명이 넘는 교사들이 어떻게 활동하고 있습니까.

서울을 비롯해 경기, 충청, 전라, 대구, 부산, 강원지역이 지역별 조직을 갖추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연 2회 정도의 모임이나 세미나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지역별 조직과는 별도로 팀별 조직도 있습니다. 내실을 기하기 위한 조직강화 차원에서 팀장제를 도입해 부문별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요.

현재 실험실습연구팀, 멀티미디어팀, 인터넷팀, 통신팀, 학교전산화팀, CAI팀, FIC팀 등 7개 팀이 팀장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일을 하시면서 어려운 점이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재정적인 문제가 가장 큽니다. 세미나를 한 번 하려해도 비용에 대한 걱정이 앞설 때가 많습니다.

정보교사단이 소속돼 있는 미래사회정보생활이 비영리 사단법인인 관계로 재원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무엇보다 절실할 상황이지요.

-교육 최일선에서 활동하시는 선생님들이라 정보화교육에 대해 느끼는 점이 남다르리라 생각되는데요.

19세기 학교에서 20세기 교사가 21세기의 학생들을 가르친다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우스운 얘기 같지만 학교 정보화교육의 실상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열이 유달리 높아 학생들 각자는 컴퓨터나 통신에 대해 보고 배우는 바가 적지 않습니다.반면 교사들은 학생들만큼 알고 있지 못하고 학교는 이를 감지하기에는 너무 가난하지요.

학생들은 집에서 펜티엄급 멀티미디어 PC를 사용하고 있지만 학교에는 XT급 컴퓨터도 단 몇 대가 있을 뿐이죠.

컴퓨터는 물론 전화회선도 턱없이 부족해 학교에서 컴퓨터통신을 한다는 것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일이지요.

-정부 차원에서 지원, 멀티미디어교실 구축 움직임도 활발하던데요.

첨단 멀티미디어 장비와 LAN으로 꾸며지는 멀티미디어 교실은 정말 환상적인 계획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학교를 둘러보면 XT조차 없는 학교도 태반이지요.

일부 시범적으로 실시한 후 확대한다고는 하지만 현재는 지나치게 과대포장된 꿈 같은 얘기일 뿐 교사나 학생이 이를 실감하기에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해결돼야 할 점으로는 어떤 것들이.

우리나라는 공교육비보다도 학원이나 과외 같은 사교육비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습니다. 한 달에 30만원 이상을 사교육비로 지출하는 집들이 대부분입니다.

사교육비의 일부를 공교육비로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연구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와 기업의 정책적이고도 적극적인 도움이 기반이 돼야겠지요.

-앞으로 계획이나 바람은 어떻습니까.

연말연시에는 산간오지의 학교를 순회하며 교사들 대상의 인터넷 교육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교육용 소프트웨어를 제작하는 과정에 일선 교사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한편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모색할 방침입니다.

교육부 차원에서 현재의 과학고 형식의 전산전문고교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김윤경기자>

성재수 위원장 약력

58년 전북출생

84년 전북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89∼93년 한국컴퓨터교사연구회 부회장

92∼현재 한국PC통신 어린이 정보서비스 「꿈동산」 운영위원장

95∼현재 미래사회정보생활 정보교사단 운영위원장

84∼현재 서울 중앙여고 물리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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