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금요기획 "화제와 이슈" (6);가전3사 연말 인사

연말 인사철을 맞아 전자3사가 술렁이고 있다. 올해 승진 대상인 고참부장들은 물론 임직원들이 모두 긴장하고 있으며 전자3사가 서로 인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임원인사는 해마다 한차례씩 휘몰아치는 일이지만 올해의 경우 재계 전반에 불황탈출을 위한 살빼기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데다 「가전 내수 역신장」 「반도체 고배」라는 암초까지 대기중이어서 이번 전자3사 임원인사는 곧 살얼음판에 비유되고 있다.

전자3사 중 LG전자는 지난 10일 그룹인사 단행으로 홍역을 치른 상황.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인사단행에 앞서 『철저하게 성과를 따지겠다』고 천명함으로써 승진폭이 작을 것이라는 LG전자의 불안감이 현실로 나타났다. 90년대들어 최악의 사업환경을 맞은 LG전자에 하필이면 「사업실적」이 임원인사의 비수로 날아든 셈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올해 부사장 1명, 전무 2명, 상무 4명, 이사 10명, 이사대우 18 등 모두 35명이 승진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사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4명, 상무 12명, 이사 14명, 이사대우 36명 등 70명의 임원승진과 비교하면 절반에 불과하다. 이로인해 승진 턱걸이를 몇번씩 거쳤던 상당수 임원과 고참부장이 다시 고배를 마셨으며 좌불안석의 벼랑으로 몰린 이들도 적지않다. 이러한 가운데서도 탁월한 인재로 인정받아 이사대우로 2단계 발탁승진한 부장과 고졸출신 수석부장 2명이 별을 달아 주위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곧 단행될 삼성전자와 대우전자의 임원인사도 상당한 관심사다. 삼성의 경우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인한 충격이 이번 인사의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게 지배적인 관측. 김광호 부회장까지도 거론되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몇년동안 대대적인 승진의 기폭제로 작용했던 「반도체」가 올해에는 반작용의 기능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인해 그룹에서 직접 휘두르는 부사장급 이상 임원은 물론이고 소그룹 차원에서 단행할 전무급 이하의 임원인사가 모두 소폭에 그칠 전망이다. 또 인사시기를 당초에 사장단 1월, 임원 2월로 연기하면서 실적을 강조했는데 최근 다시 연말 이내로 앞당겨 인사를 단행키로 함으로써 내부적으로 인사의 가닥을 잡아놓은 상태.

대우전자는 삼성전자나 LG전자와는 다소 다른 분위기다. 5대 가전을 중심으로한 가전사업을 주력으로 하면서 올해 수출과 내수 모두 약진했기 때문이다. 내수판매의 경우 시장침체로 인해 타사와 마찬가지로 둔화되기는 했지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데는 성공, 비교적 괜찮은 사업성과를 올렸다고 자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소그룹별 책임경영을 실시한후 올해 두번째를 맞는 「자율인사」에서 대우전자 소그룹의 부사장급 인사까지 단행하게될 배순훈 회장은 최근 『조직이 커지면서 임원도 더 필요하지만 외부에서의 영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내부 승진폭이 예상외로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배 회장은 현재 프랑스 정부의 톰슨멀티미디어 인수 절차중단 조치로 인해 인사보다도 톰슨쪽에 매달리다시피하고 있어서 연내 인사단행이라는 점외에 아직 구체적으로 인사시기와 윤곽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이윤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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