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일본의 디지털 위성방송인 퍼펙TV를 수신할 수 있는가.
이같은 질문에 대해 위성방송설비업체들은 『일반인이 퍼펙TV를 수신하기는 힘든 상태이며, 만약 수신이 가능하더라도 지역에 따른 편차가 심하다』고 답한다. 그러나 위성방송 설비업체들은 『기업이나 방송사업자의 경우 얼마든지 수신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지난 10월 1일부터 본방송 서비스에 나선 퍼펙TV의 국내 수신은 그동안 위성방송 설비업체를 비롯, 중계유선업자, 방송관련사업자 등 방송계의 커다란 관심사였다.
중계유선은 케이블TV에 대응하기 위해 또다른 채널의 확보 차원에서 퍼펙TV의 수신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보였고 일반 방송사업자들은 일본의 디지털 위성방송 및 프로그램 현황을 분석하기 위해 수신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 왔다.
또한 위성방송수신기 설비업자들은 최근 기존 아날로그 위성방송 수신 가구수가 한계에 달한 데다 케이블TV 및 중계유선이 「NHK」 「스타TV」 등 위성채널의 재전송을 추진하자 퍼펙TV를 대체 수요처로 고려해 왔다.
그러나 현재 퍼펙TV는 수신기의 수입이 제한없이 이뤄질 수 있으나 실제로 국내 일반인들이 이를 시청하기에는 아직 힘들다는 게 관계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무료, 기본, 프리미엄, PPV(Pay Per View) 채널 등 4가지 방식으로 서비스하고 있는 퍼펙TV에서 온라인망을 이용하는 PPV는 수신이 원천적으로 봉쇄돼 있으며, 무료채널은 수신기와 안테나만 설치하면 시청 가능하다.
그러나 기본 및 프리미엄 채널은 국내 가입자가 안테나와 수신기를 설치해도 요금체계상 이를 수신하기까지에는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가장 큰 장애요인은 퍼펙TV가 가입자를 모집할 때 일본 내에 거주하고, 요금결제 계좌를 가진 자에 한해 수신기의 IC카드를 발급해 준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유통업자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분기별 또는 연간 정기적으로 IC카드를 경신해 주지 않으면 설치된 안테나와 수신기는 무용지물이 된다.
또 다른 장애요인은 퍼펙TV를 전송하는 「JCSAT 3호위성」의 전송빔이 일본, 한국, 동남아 등을 타깃으로 한 멀티플빔 방식으로 설계됐으나 아직까지는 일본을 지향점으로 한 싱글빔으로 전파를 발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 퍼펙TV 전파를 수신할 경우 일본에서 거리가 멀어질수록 안테나 직경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
현재 부산에서는 일부 중계유선사업자 및 방송사업자들이 직경 45㎝ 안테나로 프리미엄채널을 포함한 퍼펙TV 전파를 받았으며 경북 칠곡에서도 45㎝ 안테나로 퍼펙TV를 수신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이들 지역을 벗어날 경우 퍼펙TV 수신안테나의 직경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점이다.
위성방송 설비업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전주의 경우 직경 1.4 크기의 안테나로 퍼펙TV를 수신할 수 있으나 대전을 벗어날 경우에는 안테나 직경은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커진다는 것이다. 서울에서는 일부 사업자가 직경 4.2 크기의 안테나로 이의 수신에 성공했지만 직경 3.2로는 미약한 전파만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서울 인근에서 퍼펙TV를 수신하기 위해서는 최소 직경 4.2의 안테나를 설치해야만 한다는 계산이다.
문제는 퍼펙TV사가 닫아놓았던 한국 및 동남아 지향의 빔을 오픈했을 경우이다. 정부 담당자들이 외교적인 경로를 통해 확인한 내용에 따른다면 아직까진 퍼펙TV의 방송전파 송출이 일본 내를 대상으로 한 시험서비스 성격이어서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머지않아 한국과 동남아를 대상으로 한 빔을 발사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경우 직경 45㎝의 안테나만 설치하고 IC카드의 경신을 정기적으로 할 수 있다면 일반인도 이를 무리없이 시청할 수 있다. 한국통신의 한 관계자는 『퍼펙TV의 경우 방송용 중계기가 아닌 통신용 중계기를 사용하고 있어 정부 차원에서 전파월경(Spill Over)에 대해 이의제기를 할 수 없다』고 전제하며 『만약 퍼펙TV가 한국지역을 타깃으로 한 빔을 발사한다면 무궁화 위성방송의 경쟁력에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시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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