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세미컨덕터의 범용 IC칩 일부가 리마킹돼 공급되면서 소비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문제의 IC칩은 LM2901. 내셔널세미컨덕터의 「LM339」가 「2901」로 변경돼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 주로 제어회로에 많이 쓰이는 LM339와 2901은 모두 「리니어IC」로 온도 특성차이가 있다. LM339는 0∼70도의 온도에서만 작동하고 LM2901은 영하40∼영상85도의 온도에서도 작동하는 점이 다르다. 따라서 LM339는 TV, 오디오 등 일반 가전제품에 많이 쓰이고 LM2901은 장비와 자동차 등 산업전자 쪽에서 많이 활용된다.
문제는 발단은 지난달 28일 K사, S사 등이 종로 3가에 있는 부품전문업체인 S전자서 NS의 「LM 2901」을 구입, 세트를 조립하던 중 라벨이 이상하다고 생각해 겉면을 벗겨보니 「LM339」라는 라벨이 나오면서 시작됐다.
이들 업체는 이후 PC통신과 인터넷 전자우편을 통해 NS에 강력한 항의 편지를 매일 게재하면서 점차 여론화 되기 시작, 네셔널세미컨덕터와 구매업체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PC통신을 통해 제보한 S사 개발부의 한 직원은 『LM339와 LM2901은 10만원짜리 장비에서 2억원이 넘는 장비에 이르기까지 범용으로 사용되는 칩인데 이같이 리마킹을 해 판매를 하고 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고 『만약 수출품에 이 칩이 채용될 경우 국가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NS측은 『LM339와 2901제품 모두 다 한 웨이퍼내 같은 공정에서 생산되는 제품으로 온도특성만 달라 분리, 생산하지 않고 있어 세트제품의 품질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제품생산에 있어서 LM2901의 수요가 늘어나면 LM339에서 선별해 2901로 리마킹하는 게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인텔 칩과 같이 돈을 더 받기 위한 허위리마킹(?)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NS측은 『LM339와 2901의 가격차가 LM 2901이 70원 정도밖에 비싸지 않는데 일부러 추가비용을 들여 리마킹을 할 이유가 있겠느냐』고 리마킹 사실을 강력 부인했다. 리마킹한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잇는 것은 본사에서 제품의 수급조절과정에서 발생한 것일뿐 제품으로서 하자는 전혀없다는 게 NS측의 주장이다.
이에 따라 NS측은 조만간 LM 2901의 리마킹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NS와 부품 구매자간의 갈등사이에서 가장 난처한 측은 유통업체인 S전자. NS의 제품을 팔았다는 점에서 전혀 책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제품구매자의 시선이 곱지 않기 때문이다. 왜 리마킹 제품이라는 것을 알면서 제품을 팔았느냐하는게 제품구매자의 생각이다.
「리마킹이냐」 「아니냐」를 두고 소비자와 제조업체간 한차례 줄다리기가 예상되고 있는 이번 사건은 올바른 정보가 없이 유통되고 있는 국내 부품시장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처리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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