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부품산업 한해를 돌아본다 (5);코어

코어를 페라이트코어와 규소강판코어로 크게 나눠보면 올해 페라이트코어 업계는 비교적 선전한 반면 규소강판코어 업계는 대체로 부진했다.

삼화전자와 이수세라믹 등 페라이트코어 업계는 일단 경쟁이 규소강판코어만큼 심하지 않고 경기부진 속에서도 브라운관 산업이 고성장세를 유지한데 힘입어 최대품목인 편향코일(DY),고압트랜스(FBT)용 코어 매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그런대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화전자가 올해 목표인 1척억원 돌파에는 실패했지만 지난해 보다 1백억원 이상 늘어난 8백80억∼8백9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고,이수세라믹도 전년보다 90억원 정도 늘어난 4백20억원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코어를 자체수요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는 보암산업은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3백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익률은 다소 떨어져 삼화나 이수 모두 매출증가 속에서도 순이익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감소했다.

페라이트코어 업체들의 올해 최대 관심사는 일본업체들의 저가공세와 대기업들의 신규참여 여부에 대한 것이었다. 엔저로 가격경쟁력을 회복한 미쓰비시, TDK, FDK 등 일본의 주요 페라이트코어 업체들은 하반기 들어서면서 대폭적인 설비증설에 따른 남는 물량을 기반으로 DY코어 공급가격을 국내업체들보다 10%이상 낮게 제시하는 등 국내시장에 대대적인 저가공세를 폈다. 일본업체들의 이같은 저가공세는 국내 DY코어 가격을 크게 하락시켰다.

페라이트 코어업체들의 설비증설은 일본업체들만의 경우는 아니었다. 국내업체들도 지난해 초호황을 누리면서 시작한 설비증설 투자가 올해 본격화되면서 불황속 대규모 증설이라는 이상현상을 나타내기도 했다.

높은 시장성에 비해 비교적 경쟁이 덜하고 전문업체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대기업들이 부쩍 많아졌다. 동부제강이 최근 철분말코어 업체인 마한매그네틱스의 설비 일부를 도입하고 페라이트코어 업계의 기술인력을 지속적으로 스카웃하고 있으며 삼성코닝과 하드페라이트사업에 진출한 쌍용양회의 소프트페라이트 시장 추가 진출설이 끊임없이 나돌아 기존 업체들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페라이트 코어업계와 달리 규소강판 코어 업체들은 올해 매출과 순이익 모두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등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해였다.

규소강판 트랜스의 지속적인 퇴조속에 불황의 여파까지 겹치면서 트랜스용 코어매출이 크게 줄었으며 다만 고부가가치 품목인 모터코어 시장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국내 최대 규소강판 코어업체인 한국코아는 올해 매출증가에 역점을 둔 결과 전년보다 소폭 증가한 6백30억∼6백4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트랜스용 코어매출이 대폭 줄어든 반면 모터코어 및 해외공장으로의 원자재 공급 관련 매출 등이 크게 늘었다.

삼경정밀이 지난해와 비슷한 5백20억원 정도를,한국성산이 전년대비 10% 정도 감소한 2백30억원 가량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고 혜성전선도 코어부문 매출이 크게 감소했다.

가격인하 추세가 이어지면서 이익률도 감소,대부분 업체들의 순이익이 지난해의 절반 이하로 떨어질 전망이다.

주력품목인 트랜스용 코어 수요가 줄면서 규소강판 코어 업체들이 모터코어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진출을 가속화했다. 한국코아, 한국성산, 삼경정밀 등이 매출비중이 낮은 모터코어 생산을 늘리기 위해 설비투자를 가속화했고 혜성전선도 최근 적층형 모터코어 생산설비를 새로 도입했다.

이들 업체들은 또한 기존 트랜스용 코어와 관련해 이미 해외공장을 갖고있는 업체는 해외공장 증설이나 다른 지역에의 추가진출을 추진하고 있고 해외공장이 없는 업체들도 해외진출을 적극 검토하는 등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이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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