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장비 업체들이 활로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D램 공급과잉 등으로 가뜩이나 소자업체들의 투자가 지연되고 있는 데다 잇따른 생산기지 해외이전으로 내년 이후의 경기도 불투명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장비 업체들의 불황타개 전략은 소자업체와의 해외 동반진출과 수출경쟁력 강화, 액정표시장치(LCD 등으로의 시장확대 모색 등 크게 세가지로 분류해볼 수 있다.
해외 동반진출은 미국 오리건(현대)과 오스틴(삼성)공장을 겨냥해 케이씨텍, 한양기공, 한국아토 등 유틸리티 업체들 선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에처 전문업체인 PSK테크 등 몇몇 전공정장비 업체까지 동반진출을 추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웨일스, 스코틀랜드, 윈야드 등 반도체 3사가 이미 진출했거나 진출할 예정인 영국은 수요처 밀집효과를 겨냥한 장비업체들의 동반진출 예상지역으로 주목된다.
LCD 등 대체시장 개척노력도 한국DNS, 케이씨텍, 한텍, 한일초음파, 한국아토 등 그간 반도체장비를 제작하면서 기술력과 노하우를 축적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활발하다. 이는 LCD 제조공정이 반도체와 유사해 LCD장비 개발에 큰 어려움이 따르지 않는 데다 LCD시장이 2000년대에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DNS가 LCD용 포토레지스터를 개발한 데 이어 내년에는 LCD용 스핀 스크러버를 완전 국산화할 예정이고, 케이씨텍도 LCD 글라스 양극 산화장치 등 LCD 관련장비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밖에 한텍, 한국아토 등도 기존 반도체장비에서 축적한 기술을 기반으로 테스터 및 CVD분야를 중심으로 LCD 관련장비 개발을 적극 추진중이다.
반도체장비 업체들이 불황타개책으로 무엇보다 신경쓰는 부분은 「수출경쟁력 강화」다. 전에는 많아야 1, 2개 업체가 참가했던 싱가포르, 대만, 북경, 일본지역 「세미콘 전시회」에 올 들어 국내 장비업체들의 발길이 몰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에 비해 수요업체인 반도체 3사의 대응은 너무 미온적이라는 지적이다. 반도체장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자업체들이 올 들어서는 해외생산기지 구축만을 강조할 뿐 그동안 채근해온 국산화 문제에는 등을 돌리고 있는 느낌인데 D램 가격폭락에 따른 반도체 3사의 고통은 이해가 되지만 장기적인 경쟁력 확보차원에서 일방적인 자생력만 요구하기보다는 동반진출이나 해외시장 개척시 협력관계 구축 등을 비롯한 잠정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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