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살롱] 이용태 한국정보산업연합회 회장

정보화의 전도사. 다른 사람들은 이용태 한국정보산업연합회 회장을 그렇게 부른다. 컴퓨터에 대해서 황무지나 다름 없던 70년대 초부터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는 정보화라는 복음을 전파하면서 살아 왔다. 때로는 직접 회사를 설립하고 운영을 맡기도 했으며 중요한 정부의 정보화정책을 결정하는 데도 간여했다. 그의 20여년 전 예언대로 정보화는 이제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적인 중요 요소로 부각됐지만 정보화사회를 이루는 초석이 될 국민의 정보화마인드는 아직도 기대 이하라는 게 그를 안타깝게 한다. 그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정보산업연합회(이하 정산련)는 최근 「PC활용능력평가시험제도(PCT)」를 시행하겠다고 발표, 관련업계는 물론 일반인들의 커다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회장은 『지금까지 정보화를 위한 각종 정부 정책이 발표됐지만 이로 인해 국민들의 정보화마인드가 얼마만큼 향상됐는지는 의문』이라며 『실제 국민들이 정보화에 대해 관심을 갖게 하고 PC를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이를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며 PCT가 앞으로 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PCT에 커다란 기대를 나타냈다.

PCT는 지금까지 정산련이 벌여온 사업과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PCT제도를 마련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정산련은 정보통신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기업들의 모임입니다. 따라서 사업은 당연히 이들 회원사들의 이익을 대변해 왔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보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민들의 정보화마인드를 높이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합니다. 토익이나 토플이 우리나라에 영어교육 열풍을 몰고 왔듯이 PCT를 통해 일반 국민들이 자연스럽게 PC에 대해 관심을 갖게 돼 정보화마인드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합니다.

PCT는 자격시험이 아니고 평가시험이며 더구나 과거와는 달리 정부가 아닌 민간단체인 정산련이 주관함으로써 그 효과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컴퓨터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과연 나는 어느 정도 컴퓨터를 다룰 수 있는가 하는 기준이 없었습니다. 따라서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이 마련된다면 서로의 PC능력을 비교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각 개인별로 PC활용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있다면 기업들의 사원채용 시 적절한 인재를 채용할 수도 있으며 올바른 컴퓨터교육 방향을 제시해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특히 앞으로 개인들의 호응이 커진다면 저절로 국민들의 컴퓨터마인드가 향상돼 우리 사회의 정보화를 앞당기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그렇다면 기존 시행하고 있는 국가의 자격시험과 PCT의 차이점은 무엇입니까.

아까 말씀하신대로 자격시험이 아닌 평가시험이라는 것과 실기시험이 포함돼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일 것입니다. 사실 외국의 경우에도 이같은 시험이 치러지고 있지만 대부분이 필기시험만으로 치러지고 있습니다. 실기시험에는 많은 장비가 필요하고 운영 자체도 어려움이 뒤따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그러나 평가시험인 만큼 그 결과가 모든 사람들에게 신뢰성을 인정 받기 위해서는 실기시험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이외에도 응시 기회가 전국민에게 활짝 열려있으며 기업에서 현재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소프트웨어를 시험 대상에 포함시키고 매년 새로운 컴퓨터환경의 변화에 맞춰 그 내용을 시험에 즉시 반영한다는 것도 큰 차이라고 꼽을 수 있겠습니다.

외국에도 이같은 시험제도가 있는지요.

일본이 지난 83년부터 민간단체인 「PC유저이용기술협회」의 주관 아래 매년 2차례씩 「PC이용기술인정시험」이라는 이름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중국도 일본의 지원을 받아 89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영국도 케임브리지대학에서 이와 비슷한 시험을 치르고 있고 싱가포르는 아예 영국의 시험문제를 그대로 받아 시험을 치르고 있습니다.

PCT를 PC의 토익이다라는 한마디의 말로 규정했습니다만 토익이나 토플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시험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PC가 이제는 전세계인의 생활도구가 된 만큼 토익과 같이 전세계적으로 공인받는 PC평가시험은 없는지요.

제가 알고 있기에는 아직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PC가 전세계인이 공통으로 다루고 있는 제품인 만큼 충분한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아시아, 태평양지역 정보산업체들의 모임인 ASOCIO에 의견을 개진, 타당성을 검토해 보겠습니다.

PCT가 조기에 정착하기 위한 전제조건은 PCT 결과를 얼마 만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가에 달려 있다고 보여집니다만.

물론입니다. 이를 위해 14개 정산련 회장단사에서는 PCT 결과를 신입사원 채용 시나 기존 사원들의 고과에 참고자료로 활용하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그러나 시험이 공정하게 치러지고 그 결과가 객관성과 정확성을 갖게 될 경우에는 全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이를 활용할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저는 조기정착의 문제는 얼마나 좋은 문제를 가지고 공정하게 평가해 개인들의 능력을 정확히 평가하는가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PCT가 우리 사회의 정보화를 앞당기는데 구체적으로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앞서 말씀 드린대로 국민들의 정보화 수준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합니다. 자신들의 PC 활용능력을 평가받기 위해 전국민이 스스로 공부를 한다고 하면 그만큼 우리 국민들의 정보화 수준은 자연히 높아질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자동차 면허시험처럼 PCT의 예상문제는 물론 본시험 내용도 완전 공개할 계획입니다. 저의 바람은 응시자 전원이 만점을 받는 것입니다. 기업차원에서도 자신들이 필요한 인재들을 PCT 결과를 보고 채용, 현장에 직접 투여할 수 있기 때문에 재교육에 드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또 현재 全기업마다 막대한 인적, 물적자원을 동원해 실시하고 있는 PC활용 능력측정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학원에서는 PCT를 통해 교육의 방향을 정립해 올바른 컴퓨터교육을 정착시킬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회장은 아직까지 민간단체가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커다란 사업을 벌인 것이 모험이라는 말로 심적인 부담감의 일면을 밝힌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선진사회 진입을 위해서는 정보화가 선행돼야 하며 이것은 국민의 정보화마인드가 우선적으로 높아져야만 하기 때문에 PCT는 누군가가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고 했다. 정보화라는 말이 이제는 누구나 사용하는 말이 돼 버렸지만 아직까지 사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인식은 오히려 국민들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안타까워하는 이 회장은 또다시 정보화복음을 전파하기 위해 자리를 일어났다.

<양승욱기자>

<>약력

33년 경북 영덕출생

57년 서울대 문리대 졸업

69년 미 유타대 박사

82년 한국데이타통신(주) 사장

88년 한국데이타통신(주) 회장, (재)정보문화센터 회장

96년 국가경쟁력강화민간위원회 미디어밸리민간추진위원회 회장

87년현재 한국정보산업연합회 회장

89년현재 (주)삼보컴퓨터 회장

94년현재 국가경쟁력강화 민간위원회 정보화촉진특별위원회 위원장

94년현재 아세아, 대양주 전산산업기구(ASOCIO)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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