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대여용 비디오시장 기상도

11월 대여용 비디오시장에는 8대 메이저 유통사들이 69편의 신작비디오를 내놓는다. 이 중 최다판매량에 도전하는 작품은 한 지붕 두 가족 살림을 하면서, 보이지 않는 경쟁관계에 있는 삼성영상사업단 소속의 두 브랜드가 맞붙게 될 「이레이저(드림박스)」와 「토이스토리(스타맥스)」다.

「이레이저」는 근육질 스타의 대명사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군사잡지에 나올 만한 최신예 병기를 개인화기로 들고 다니며 초특급 액션을 펼쳐 관객을 모았던 올 여름 극장가의 블록버스터 흥행작. 작품성보다 더욱 액션에 열광하는 국내 비디오 시청자들의 취향으로 볼 때 10만장 이상의 실판매를 기대할 수 있는 작품이다. 드림박스의 출고량은 무려 14만장.

이에 맞서 스타맥스가 내놓은 「토이스토리」는 브에나비스타 최대의 히트작. 대여용 비디오시장에서 만화영화가 액션대작에 비해 불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작품은 월트디즈니의 지명도와 첫 풀디지털애니메니션 비디오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극장흥행으로 이미 증명된 재미 등으로 「이레이저」 못지 않은 판매가 기대된다. 판매대행사인 스타맥스의 출고량 역시 14만장.

지난해 12월 「다이하드3」 이후 국내 대여용 비디오시장에서 10만장 이상의 판매작이 없는 가운데 과연 이들 두 작품이 10만장 판매의 두꺼운 벽을 깰 수 있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만∼7만장의 판매량으로 경합을 벌일 작품은 「라스트 맨 스탠딩(시네마트)」과 「12몽키즈(CIC)」.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60년대 사무라이 영화를 리메이크한 이색 서부극으로 추석 극장가에서 흥행 수위를 달렸던 「라스트맨 맨 스탠딩」은 시네마트의 영업력과 비디오시장에서 블루스 윌리스의 선호도가 맞물려 무난히 6만장을 웃도는 판매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히트 요소가 덜한 「12몽키즈」의 경우도 인터넷 퀴즈를 이용한 사이버 마케팅까지 동원한 CIC의 적극적인 홍보전략에 힘입어 6만장 이상 팔려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3만∼4만장의 판매 예상작은 「토날리콜」류의 SF액션 「스크리머스(SKC)」를 포함해 전편 만큼 재미있는 코미디 「신부의 아버지2(스타맥스)」, 원숭이가 등장하는 가족영화 「내 이름은 던스틴」, 리처드 기어 주연의 법정스릴러 「프라미멀 피어(CIC)」, 액션스타 돌프 룬드그렌이 오랜만에 얼굴을 내민 「사일러스 트리거(스타맥스)」 그리고 산드라 블록의 상큼한 연기로 여성 대여고객을 끌어모을 「투 이프 바이 씨(SKC)」 등이 있다.

그밖에 3편의 액션 「헤븐스 프리즈너」 「블랙 레이드」 「스필」과 코믹멜로물 「빠리가 당신을 부를 때」, 이달의 유일한 방화비디오 기대작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 독특한 서부극 「와일드 빌」, 홍콩액션 「홍등가의 결투」 등은 모두 출시사에서 2만장 이상 주문을 받아놓은 작품들이다.

「크로노스」 「비욘드 랭군」 「구름 저편에」 「조지아」 등 작품성이 높은 신작 4편은 단기간의 회전율은 떨어져도 마니아들에게 꾸준히 대여될 수 있다는 점에서 비디오숍에 구매를 권할 만한 영화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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