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21C 유망기업을 찾아서(20);하이테크교덴

「시간을 판매한다.」 첩보전을 방불케할만큼 긴박하게 이루어지는 신제품 개발과 이 「제품」을 「상품」화하는데 까지 걸리는 기간을 얼마나 단축하느냐 하는 것은 이제 모든 전자업계의 절대절명의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하나의 제품이 개발자 머리에서 출발,디자인도면샘플PCB부품조립시제금형(목캅)시제품제작에 이르는 실질적인 총 개발시간은 제조업체들에겐 무엇보다 중요한 시간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양산타이밍을 놓치면 한낱 평범한 상품으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우리나라는 개발자(설계자)와 생산자만 존재한다는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시제품산업이 취약하기 그지없다. 최근 일본유수의 시제품 전문업체인 교덴社와 50대 50비율로 합작,설립된 하이테크교덴(대표 정철)은 바로 이같은 컨셉트를 갖고 출범했다.

다층 인쇄회로기판(MLB)의 반제품인 매스램을 생산해온 하이테크전자에서 전격적으로 탈바꿈한 이 회사는 최근 인천남동공장에 총 30억원을 투입해 CAD/CAM, 샘플PCB, 어셈블리, 목캅 등 완벽한 시제품 관련 일관 생산체제를 구축,「We support A to Z」(A에서 Z까지 모든 것을 커버한다)이란 모토아래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착수했다.

신생업체로 치부하기엔 우선 이 업체의 차별화된 사업방향은 상당히 돋보인다.

『아트워크, 샘플PCB, 목합금형 등 한 두개의 부분공정에 머물고 있는 기존업체로는 適期에 완벽한 서비스가 불가능합니다.』 정철사장은 하이테크교덴의 「토털솔류션서비스」와 기존 업체의 그것과는 프로와 아마튜어의 차이와 같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이 회사는 국내선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첨단 시제품 관련 장비와 제조기술을 갖추고 있다. CAD를 통한 자체 설계시설은 물론이고 페놀단면, 에폭시양면, 4~22층까지의 MLB, 실버스루홀PCB, 플렉시블PCB(FPC), 테프론 등 특수PCB에 이르기까지 어떤 샘플PCB라도 소화가능토록 총체적인 PCB제조설비를 갖추고 있다.

뿐만아니라 고객이 원한다면 부품조립(샘플어셈블리)은 물론 목합금형까지 제작,케이스를 씌어 완벽한 시제품을 만들어 공급할 수 있다. 특히 이 회사는 합작선인 교덴으로부터 레이저플로터를 이용해 에폭시레진을 한층 한층 쌓아올려 다양한 형상의 최첨단 3차원 샘플모델링이 가능한 최신 서비스를 본격 실시할 예정이다.

이같은 일관공정에 의한 원스톱서비스체제는 결국 전체 시제품 개발기간을 크게 단축시키고 품질을 향상시키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테크측은 또 단납기정책과 함께 고품질 정책을 적극 펼치기로 하고 샘플PCB테스트용으로 광학 필름 및 패턴검사기(AOI)를 비롯,고각의 샘플전용테스터(일명 플라잉테스터)등 다수의 첨단장비도 도입했다.

이와함께 일본교덴과 CIM(컴퓨터통합생산)시스템을 공동개발(HiNet),수주(영업)에서 제작납품까지 이르는 전 공정을 전산관리함으로써 시제품납기를 날짜개념에서 분단위로 관리,「물건」을 판매하는 것이 아리라 「시간」을 판매한다는 영업전략을 강점으로 부각시킬 계획이다.

『국내 제조업환경이 악화돼 세트업체들의 생산기지 해외이전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국내 연구개발(R&D)분야는 활성화되어 시제품산업의 전망은 오히려 밝습니다.이 점에서는 미국과 일본도 비슷한 상황입니다.』

정사장은 『최근의 전자산업의 흐름에 비춰볼때 단납기, 고품질, 저가격만 실현한다면 국내 시제품시장도 일본못지않은 성장이 기대된다』며 『본격사업개시 첫해인 내년에 1백50명의 종업원으로 월2천종,연간 1백50억원의 매출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중배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