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컴퓨터광고 달라졌다

「신들린 컴퓨터」, 「컴퓨터장사는 대동강물 팔기」, 「10만원만 남」기겠습니다」, 「천하통일」, 「닭쫓던 개」

최근 등장한 컴퓨터유통업체들의 광고카피이다. 이들 업체의 광고문구는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이미지기법을 도입해 세련되고 간결하다. 가을철 성수기를 맞아 컴퓨터유통업계의 광고전이 치열하다.

뉴텍컴퓨터, 컴팩코리아, 현주컴퓨터등 중견 컴퓨터업체를 비롯해 세진컴퓨터랜드, 아프로만, 컴씨네등 컴퓨터유통업체들이 광고투자액을 평소보다 50%정도 상향조정하는가 하면 이미지위주의 시리즈광고를 잇달아 내면서 대대적인 광고전을 펼치고 있다.

컴퓨터광고하면 일반적으로 사각형형태의 일정표에 제품 사양을 나열하고 가격표를 진열하는 카달로그형식으로 실시되어 왔다. 게다가 광고내용도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부품및 주변기기등의 내장품목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이같은 제품사양하에 저렴한 가격이나 철저한 AS를 뒷받침한다 식으로 천편일률적이었다.

올 상반기를 기점으로 컴퓨터업계는 기존 광고내용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컴퓨터관련 제품사양을 과감히 삭제하고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관심을 끌 수 있는 동물과 인물을 등장시키는 이미지기법의 새로운 광고방법을 통해 광고효과를 증진시키는데 주력하고 있다.

올해초부터 「진돗개」라는 동물을 통해 방송과 지면에 컴퓨터가격 파괴를 소개했던 세진컴퓨터랜드는 최근 광고업진출을 계기로 「강강수월래」 「말하는 진돗개」등을 통해 세진 이미지높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컴팩 역시 「미친개」라는 프리자리오제품을 홍보하면서 기존에 주종을 이루던 제품사양을 삭제하는 대신 「귀신쫓는 무당」을 등장시켜 컴퓨터가 신과같이 완벽하다는 「신들린컴퓨터」라는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

중견 컴퓨터업체인 뉴텍컴퓨터는 지난8월 회사이전후 판촉비용가운데 대부분을 광고에 집중 투자하기로하고 최근 외국 주요인물사진이나 배경사진을 근거로 하는 회사이미지 광고물을 시리즈로 제작하고 있다.

「크레스트」라는 자사브랜드 PC출시를 계기로 컴퓨터유통사업에 참여한 컴씨네는 사업초기에 대리점모집에 앞서 회사이미이 제고차원에서 「컴퓨터장사는 대동강 물팔기만큼 쉽다」는 문구아래 현대판 「북청물장수(?)」를 연상시키는 이미지광고를 계속하고 있다.

특히 치열해지고 있는 광고전은 자사의 독특한 광고기법 소개방식과는 별도로 경쟁업체를 상대적으로 낮추어 자사의 이미지를 높이는 비교기법까지 등장시키고 있다.

지난 8월 양판점사업에 새로 참여하면서 세진컴퓨터랜드 따라잡기를 선언한 아프로만은 「닭쫓던 개」라는 광고물에 닭을 등장시켜 양판점의 대부격인 세진의 진돗개를 상대적으로 폄하하고 있다.

최근 컴퓨터업계의 치열한 광고전은 컴퓨터부품및 주변기기 폭락에 따라 제품차별화 정책 효과가 점차 줄어들면서 판매고에 대한 광고의존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10월이후 가을성수기를 맞아 업체들의 고객판촉전이 상대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것도 치열한 광고전전개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신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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