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소프트웨어 지원센터 운영에 부쳐

재단법인 한국소프트웨어지원센터가 정식 출범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자본과 기술부족으로 창업에 어려움을 겪었던 많은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업체들이 큰 기대를 갖고 지원센터의 역할에 주목하고 있다. 이 지원센터는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을 위한 종합적인 지원단체로 전천후 소프트웨어 개발체제를 확립해 소프트웨어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육성한다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이런 점을 감안해 지원센터에 올해 50억원을 출자했고 내년에 60억원을 추가로 출자한다는 방침이다.

소프트웨어지원센터는 크게 창업보육과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지원, 종합서비스 지원, 교육 및 세미나 등의 주요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업계획을 확정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가 몰려 있는 지역에 센터를 설립해 영세 중소 소프트웨어업체와 예비창업자,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멀티미디어, 하이퍼텍스트 등 새로운 소프트웨어 개발에 적절한 기술개발 환경을 지원하고 소프트웨어 관련정보의 체계적인 수립, 관리, 보급을 통해 소프트웨어 정보의 고도이용을 촉진시킬 방침이다. 또 소프트웨어 제품 개발발표회 및 교육세미나 시설을 지원하고 수출 애로사항에 대한 상담도 해 국산 소프트웨어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지원센터는 24시간 개방 운영하면서 오디오와 비디오편집실, 컴퓨터그래픽 제작실, 소프트웨어개발 작업실, 소프트웨어 온라인 정보서비스실, 소프트웨어 문헌자료실 등을 갖출 방침이다. 특히 정보기반 지원사업으로 소프트웨어 최신 정보를 온라인 서비스하고 소프트웨어 예비창업자 또는 신규 창업자에 대한 개별 사업장을 2년 안에서 싼 비용으로 임대해 줄 예정이다.

정보통신부는 내년에 8억6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부산, 대구, 대전, 광주에 소프트웨어지원센터를 설치하고 98년에는 서울의 중앙지원센터를 독립건물로 건립하며 99년 이후에는 지역 센터의 추가 설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잘 알려진 것과 마찬가지로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은 경쟁력이 외국에 비해 취약한 게 사실이다. 불법복제가 아직 근절되지 않아 제품을 개발해도 개발비 회수가 쉽지 않고 기술수준도 외국에 비해 뒤떨어져 있다. 한글워드프로세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가 외산품이어서 국산 소프트웨어의 설 자리가 좁아지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정부가 한국소프트웨어지원센터를 출범시킨 것은 바람직한 일이며 소프트웨어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지원센터 운영과 관련해 몇가지 정부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이는 지원센터 출범 못지않게 앞으로 어떻게 운영하느냐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 운영하면 기존 단체와 마찰을 불러일으키고 업무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

우선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와의 관계 설정과 업무영역을 어떻게 조정하느냐 하는 문제다.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는 지난 94년부터 지원센터 설립이 필요하다는 점을 정부에 계속 건의해 왔다. 정부는 지난해까지 이를 허가하지 않다가 올해 지원센터를 설립하면서 자금을 지원하기로 방침을 결정했다. 정부는 예산을 지원함에 따라 자금관리를 민간단체에 맡길 경우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지원센터를 재단법인화했다. 지원센터가 앞으로 추진키로 한 사업에는 이미 소프트웨어산업협회가 수행하는 창업보육기능과 정책조사연구 등 민간 소프트웨어산업 육성을 위한 각종 지원사업이 포함돼 있다. 따라서 사전에 확실하게 업무영역을 구분하지 않을 경우 업무의 중복이나 혼선을 피하기 어렵다. 또한 소프트웨어산업 육성과 관련한 기능이 한곳으로 치우칠 경우 다른 단체는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물론 한국소프트웨어협회장이 초대 지원센터의 이사장을 맡고 있어 어느 정도의 업무중복은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업무는 처음부터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다음은 한국소프트웨어산업협회에 대한 지원문제가 소홀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원센터로 모든 지원이 집중될 경우 기존 산업협회는 운신의 폭이 좁아지게 마련이다. 따라서 정부는 처음부터 업무와 역할을 확실하게 구분해 나중에 업무중복이나 혼란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 주기를 바란다. 아무튼 이번 지원센터 설립이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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