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점차 고기능화되고 캐드 및 그래픽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면서 디지타이저의 수요 또한 크게 늘자 주변기기를 수입하고 있는 많은 업체들이 디지타이저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재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은 점유율을 가지고 있는 업체는 선경유통으로 미국 섬머그랙픽스사와 국내 독점총판 계약을 맺고 디지타이저 시장의 약 70%를 점하고 있다. 선경유통은 섬머그래픽스사 이외에도 와콤사의 제품도 국내 공급하고 있는데 이 두 회사의 제품을 모두 합친다면 국내 시장 점유율은 약 80%에 달한다.
이렇듯 디지타이저 시장에서 선경유통의 독주가 계속되자 국내 컴퓨터 주변기기 수입업체들이 공급권 획득과 제품도입을 위해 미국 거래선을 통해 물밑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S유통, K정보통신, H사 등이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의 제조회사 또는 유통회사들과 접촉을 벌여왔으며 최근들어 더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직접적인 해당사인 섬머그래픽스사는 한국 총판으로 선경유통만을 고집하고 있어 이들 회사는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 섬머그래픽스사가 「일부종사(?)」만을 고집하는 이유는 전 세계에 판매되는 섬머그래픽스사의 디지타이저 가운데 절반 이상을 취급하고 있는 데다 국내 최대의 유통망을 갖고 있는 선경유통의 공로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비정상적인 과정으로 국내에 반입된 제품이 있을 경우 정식유통점에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해 섬머그래픽스사가 적극 개입, 이를 매입하거나 불법제품 반입에 따른 피해액을 보상하는 등의 적극성까지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10월 선적 물량에 대해선 정품임을 표시하는 라벨을 제품에 부착해 그레이마켓(Gray Market)을 철저히 봉쇄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어 섬머그래픽스와 선경간의 콤비 플레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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