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PC생산 창여>
최근 들어 그동안 유통에 주력해 오던 컴퓨터 유통업체들이 제품생산에 나서고 있다. 조선시대 후기, 상품을 직접 생산하고 시장에 판매했던 수공업의 특색이 컴퓨터 유통시장에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원래 「유통」이란 상품이 생산된 이후 소비자에게 전달되기까지 거치는 모든 과정을 통틀어 지칭하는 말이다. 때문에 유통업은 상품 생산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자사의 전문 유통점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을 판매하거나 또다른 유통사업자에게 이를 넘겨 이윤을 남기는 사업분야라 할 수 있다.
제품을 생산하지 않던 국내 컴퓨터 유통업체들이 일반적인 사업규칙을 어기기 시작한 것은 올해 초부터라고 할 수 있다.
제조업체들이 생산한 다양한 상품을 유통시키고 이에 따른 이윤으로 사업을 유지해 온 국내 컴퓨터 유통업체들은 지난 3월 이후 자체 공장라인을 대거 신설하거나 확충하고 자사브랜드 PC 생산에 나선 것이다.
한국소프트정보통신은 지난 1월부터 「아이비그린컴퓨터」라는 자사브랜드 PC를 생산 전국유통망을 통해 판매하고 있으며 아프로만도 최근 파주시에 1만대 규모의 대형 공장라인 신설과 함께 지난달부터 「프로테우스」라는 시리즈로 노트북 및 데스크톱PC 생산 및 판매에 들어갔다.
소프트타운 역시 최근 「레오」라는 자사브랜드 노트북PC를 출시한 데 이어 서초동에 대규모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으며 최근 컴퓨터 유통사업에 참여한 컴씨네는 새로운 전국 대리점을 확충하면서 「크레스트」라는 자사브랜드 PC를 자체 생산해 대리점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산업은 미래로 갈수록 다원화되고 전문화되는 특성에 따라 제조업과 유통사업도 더욱 갈라져 세분화는 것이 상식인데 컴퓨터 유통시장은 오히려 이같은 조류를 역행하고 있다.
국내 유통업체들이 자가브랜드 제품의 직접 생산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
컴퓨터 유통시장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유통업체들의 자구책 일환으로 풀이되는데 유통업계에서는 주요인을 3가지 정도로 분석하고 있다.
우선 컴퓨터 유통시장의 장기침체를 들 수 있다. 1년 이상 지속된 유통시장 침체에 불경기까지 겹쳐 컴퓨터 유통시장은 지난 90년대 이후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더욱이 컴퓨터부품 및 주변기기 등의 가격폭락으로 컴퓨터 유통만으로는 회사 및 상가 경영과 유지가 힘든 상황에 부닥쳐 있다. 유통업체들이 제조업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유통마진은 물론 생산마진까지 벌어보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는 것이다.
둘째로는 컴퓨터 관련제품의 생산방법이 갈수록 쉬워지고 있는 점이다. 부품 및 주변기기 가격이 하락하는 반면 기능은 대폭 개선되고 있는 데다 다양한 상품군이 나오고 있어 이들 제품을 저렴하게 구입해 누구나 조립생산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컴퓨터 유통업체들의 생산라인을 살펴보면 대개 조립라인 형태로 구성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유통업체들이 자체 브랜드를 강하게 갖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타사 브랜드를 취급하는 유통업체로서 소비자에게 가깝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얼굴」이자 상징과 같은 자사브랜드 상품이 있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최근 세진컴퓨터랜드가 자사브랜드 PC를 내세워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을 달성하는 등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신영복기자〉
많이 본 뉴스
-
1
테슬라, 중국산 '뉴 모델 Y' 2분기 韓 출시…1200만원 가격 인상
-
2
필옵틱스, 유리기판 '싱귤레이션' 장비 1호기 출하
-
3
'과기정통AI부' 설립, 부총리급 부처 격상 추진된다
-
4
두산에너빌리티, 사우디서 또 잭팟... 3월에만 3조원 수주
-
5
'전고체 시동' 엠플러스, LG엔솔에 패키징 장비 공급
-
6
모바일 주민등록증 전국 발급 개시…디지털 신분증 시대 도약
-
7
구형 갤럭시도 삼성 '개인비서' 쓴다…내달부터 원UI 7 정식 배포
-
8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보조배터리 내부 절연파괴 원인
-
9
공공·민간 가리지 않고 사이버공격 기승…'디도스'·'크리덴셜 스터핑' 주의
-
10
상법 개정안, 野 주도로 본회의 통과…與 “거부권 행사 건의”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