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TRS단말기 공급업체 진로 고심

아날로그 주파수공용통신(TRS)단말기 공급 업체들이 요즘 심각한 고민에 빠져있다.

큰 기대를 걸었던 한국TRS의 「퀵콜서비스」 가입자가 크게 부진한 데다 현재의 아날로그보다 성능이 뛰어난 디지털 서비스 개시가 목전으로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논리적주파수공용(LTR)프로토콜을 채택하고 있는 8백MHz대역의 아날로그 방식 TRS단말기를 공급하고 있는 업체는 현대전자를 비롯해 맥슨전자,아세아네트워크, 모토로라반도체통신, 효정실업, RCO, 해양전자, 마하텔레콤, 울트라이동통신 등 9개사.

이들 가운데 아세아네트워크와 모토로라반도체통신 등은 지난해 말 한국TRS와 단말기 공급협정을 체결, 올해들어 시장에 신규로 진입했으며 나머지 업체들은 지난 94년부터 단말기를 공급해왔다.

이들은 올해를 들어서면서 나름대도 야심적인 사업계획을 추진해왔다. 단말기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 확대의 전기를 제공해줄것으로 믿었던 「퀵콜서비스」의 가입자가 당초 목표치인 2만5천명에 크게 못미칠 것이 확실해지는 등 전반적으로 시장상황이 나빠지면서 사업 존속 여부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개최하는 등 아날로 TRS단말기 사업에 상당한 의욕을 보여온 아세아네트워크는 시장이 침체에서 헤어나지 못하자 영상정보산업분야로 주력사업을 전환하는 등 군살빼기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또한 미국 유니덴 제품을 곱급하고 있는 RCO와 울트라이동통신 등도 올해들어 가입자 유치가 제자리를 맴돌고 있어 사실살 사업을 포기한 상태다.

당초 오는 98년 서비스될 것으로 예상됐던 디지털TRS의 조기 상용서비스도 단말기 공급업체들의 진로를 어렵게 하고 있는 또 다른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재 한국TRS는 디지털TRS 상용서비스 개시를 위해 장비공급 우선협상업체로 미국 모토롤러사의 아이덴 장비를 제안한 LG전자 컨소시엄으로 정해 놓고 있지만 단말기 기술이전 업체를 팬택, LG전자, 맥슨전자, 나우정밀 등 4개사로 한정, 나머지 업체들의 사업 진출이 사실상 봉쇄된 형편이다.

기존 단말기 공급업체들의 진로가 이처럼 불투명해지자 당초 LTR단말기 시장에 신규참여하려고 계획했던 서울정보보통신과 국제전자 등도 덩달아 사업참여를 포기하거나 재검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사업성이 없는 분야에 쓸때없는 힘을 낭비할 필요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아날로그 단말기 시장이 미미해 몇몇 업체는 사업을 중단한 지 오래다』며 『사업실적이 부진한 나머지 업체들도 조만간 사업계속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위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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