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산업시장은 21세기의 황금어장이다.오는 2천년 영상산업의 세계시장규모는 무려 2천5백조,국내시장만도 5조원은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고있다.
이같은 장미빛 시장을 겨냥하여 많은 대기업들은 이미 여러 분야에서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있다.방송3사가 버티고 있는 공중파TV만 제외하면 영화,비디오,음반,케이블TV등 거의 전분야에서 대기업들의 시장쟁탈전이 치열하다.
이제 이들 대기업의 영상산업을 둘러싼 전쟁은 국지전이 아니라 전면전으로번지고 있는 것이다.대기업들은 영상관련 계열사를 집중 육성하거나, 방만하게흩어져 각개전투를 벌이던 부서들을 「영상사업단」이라는 이름으로 통합하는 등 그룹차원에서 전투력을 결집시키고 있다.
현재 인프라구축과 컨텐트확보면에서 전력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그룹은 「대우」로 오는2000년 영상관련 매출목표가 1조원대에 달하고 있다.
대우그룹은 올 1월이후 영상산업분야의 주력부대로 등장한 (주)대우를 2015년경 세계 10위권의 종합미디어기업으로 만든다는마스터플랜을 밝혔다.
대우와 수위다툼을 벌여온 「삼성그룹」의 경우 지난해 9월 출범시킨 영상사업단의 2000년 매출목표가 무려 7천억(현재 독립법인인 스타맥스의 비디오부문매출 제외).두 그룹을 뒤쫓고있는 「선경그룹」은 공테이프 생산업체로출발해 영화와 비디오 등으로 영역을 넓힌 SKC를 오는 2004년경 연간 매출 2조원의 공룡기업으로 키울 작정이다.
이밖에 디지탈미디어로 영상관련업무를 일원화시킨 「새한미디어」와 금강기획을 통해 신중하게 영산산업 진출을 노려온 「현대그룹」,자회사격인 제이콤을 할리우드식 종합스튜디오로 만들것을 공언한 「제일제당」,리스크가큰 영화대신 교육용비디오라는 차별화전략으로 코오롱영상사업단을 가동시킨「코오롱그룹」, 광고대행사 한컴을 앞세운 「한화그룹」,(주)쌍용을 밀고있는 「쌍용그룹」,동양미디어의 「동양그룹」,GTV의 진로그룹」등 후발주자들도 앞다투어 추격전에 나섰다.
이처럼 야심찬 청사진들과는 대조적으로 이미 시장규모가 3조원대로 성장한 영상산업시장에서 자신있게 남는 장사를 했다는 기업은 아직 없다.A그룹은 지난해 영상부문에서 손해를 보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할 뿐이고,B그룹에서는 영상사업단출범 이후 누적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앞서가려는 욕심때문에 무리수를 둔 것이 아니냐는 자성의 소리마저 터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영상소프트는 그룹 전체의 이미지를 제고시킬 수 있는 문화상품이기 때문에 눈앞의 적자는 노하우를 쌓기 위해 지불하는 수업료나 마찬가지라는 게 국내굴지의 그룹들이 영산산업시장에서 출혈경쟁을 고집하는 이유다.
앞으로 영상산업분야에서 최대의 격전지는 영화시장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고한다.영화는 비디오,방송,음반,게임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해낼이른바 「원 소스 멀티 유스」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영화시장 쟁탈전은「극장체인망 구축」「메이저급 영화사와의 아웃 풋 딜(Out put deal)」「우리영화 제작」 등 3부문으로 나누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극장체인망은 영화산업의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점에서 각 그룹들이 도저히양보할 수 없는 분야.오는 2000년까지 삼성그룹은 서울 도곡동에 들어설 100층짜리 신사옥에 8개, 분당 서현역사에 4개등 그룹소유의 20개 스크린을 포함해 총 50개의 스크린을 확보할 계획이다.같은 기간에 대우그룹은 대구에 2천석 규모의 영화관을 비롯 6대 도시 12개 영화관에 자체 스크린만 30개(임대는 미확정)를 예상하고 있다.
압구정동에 3개극장 복합관을 짓기 시작한 현대그룹과 도림동 공장부지에들어설 60층 규모 테마파크에 14개 극장을 설계중인 제일제당도 향후 4-5년내에 전국 주요도시를 연결하는 영화배급 파이프라인을 구축할 것을 장담하고 있다.
메이저급 영화사와의 아웃 풋 딜도 과열양상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아웃풋딜이란 짧게는 1년에서 3년 정도까지 해당영화사가 내놓는 전작품의 국내판권을 독점하는 계약. 메이저 직배가 시작된 지난 88년 이후, 블럭버스터(흥행예상작) 판권구입이 힘겨워진 국내기업들은 직배라인이 없는 메이저급 영화사(또는 배급사)작품의 독차지하기 위해 아웃 풋 딜을 강화해왔다.
현재 삼성이 「뉴리전시(3년)」,대우가 「뉴라인시네마(2년)」「마하텔레컴(3년)」, 그리고 제일제당이 「드림웍스 SKG」「골든하베스트」등과 각각아웃 풋 딜로 묶여 있다.선경의 경우 독점은 아니지만 「시너지」「모건 클리크」「만달레이」 등이 주거래선.이같은 대기업들의 싹쓸이 전략은 중소업체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소프트확보 차원에서 더욱 극심해질 것으로보인다.
대기업들의 우리 영화제작은 당분간 충무로 영화사와의 긴밀한 공조체제가계속될 듯 하다.현재 대우가 「시네2000」과 전액지원을 전제로 5년간의 장기수급계계약을 맺은 것을 비롯 「선익필름」「미라신코리아」를 적극지원하고 있으며 삼성은 「명필름」「우노필름」「프리시네마」 3개사를 전속프로덕션 형태로 육성할 방침이다.선경도 「영화세상」「제일필름」과 손잡고있다.
결국 충무로가 기획과 제작을 맡고 대기업은 자본과 유통망을 대는 방식인셈이다. 물론 노하우를 충분히 쌓은 후에는 영화사 등록을 통한 직접제작형태로 전환시킨다는 복안도 가지고있다.
이러한 대기업들의 영상대란은 단지 미래의 황금어장에 먼저 낚시대를 드리우려는 이전투구 양상을 벗어나 「메이드 인 할리우드」상표가 페트리어트마사일보다 강력한 무기가 될 21세기문화전쟁에 대비하는 우리 기업들의 견고한 방어벽쌓기로 바뀌어야 한다는 게 영상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선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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