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주변기기 및 부품의 역수입이 가속화하고 수입물량도 점차 대량화추세를 보임에 따라 국내 유통업계의 피해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역수입 제품에 비해 가격이 비싼 정품만을 취급하고 있는 정식 대리점들의 피해가 가장 크다.
이에 따라 이를 역수입 제품을 주로 생산하는 업체들은 다각도의 역수입근절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최근 역수입으로 인한 대리점 판매부진과 유통망 혼란이 가중화되고 있어 근절방안의 하나로 해외 현지 유통망 관리조직을별도로 구성하고 역수입 근황을 파악하고 있으며 역수입 조짐이 보일 땐 국내 수입업체에 자제를 요청하거나 해외수출가와 국내유통가의 차이를 최소화해 역수입에 의한 이익발생을 최대한 억제하는 「가격 연동제」를 병행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CD롬드라이브 역수입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있는 LG전자 역시 이미 오래 전부터 주 역수입 대상국가인 미국지사에 조사인원을 두고 수시로 실수요와 가수요에 따른 역수입 조짐을 예측, 이에 대처해 오고 있다.
지난 주엔 삼성전자와 LG전자 관계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역수입 근절을위한 추가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모임에선 수출제품에 대해 포장과 내용물에 『이 제품은 수출용으로 제조됐으므로 국내 반입시엔 무상AS를 받을 수없다』는 내용의 스티커를 부착해 업자들의 역수입 및 소비자들의 구매 의욕을 차단하는 「AS 차등적용」 방안도 제시됐다.
하지만 생산업체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역수입은 좀저럼 근절되지않고 있다. 「가격연동제」를 통해 수출가와 국내 유통가의 가격 차이를 최소화해도 수입업체들은 역수입 행위는 수그러 들지 않고 있는데 그 이유는수입업체들이 은행으로부터 낮은 금리의 무역금융을 이용해 제품을 수입할수 있을 뿐 아니라 수입된 제품은 여신으로 하부 유통업체에 공급한 후 2∼3개월 후면 현금상환이 가능하므로 전혀 손해 볼 것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하부 유통업체들은 공급받은 제품을 어음 만기전에 현금화시키기 위해 구입가보다 싸게 파는 「꺾기」 수법을 동원하고 있어 역수입의 진정 기미는 보이질 않고 있다.
또한 「AS 차등적용」 역시 최근 강조되고 있는 「고객 만족경영」의 취지엔 부합되지 않아 회사 내에서도 실시여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실정이다.
제조사들의 실무 담당자들은 『개발의욕 저해와 국내 유통시장 혼란 등 산업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역수입을 근복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선업계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관계 당국의 법적 구속력을 지닌 제도확립이 무엇보다도 선행돼야 한다』고 당국의 적극적 참여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렇지않으면 역수입 문제는 국내 업계의 영원한 숙제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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