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배속 CD롬 드라이브와 33.6 팩스모뎀, 1백28비트 VGA카드 등 고성능 주변장치 수요가 부진하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태일정밀, 콤텍시스템, 가산전자, 두인전자,유니텍 등 컴퓨터 주변장치 공급업체들이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고성능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지만 판매가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업체는 올 하반기부터 출시된 고성능 주변장치 가운데 10배속 CD롬드라이브와 33.6 팩스모뎀, 1백28비트 VGA카드, 3D가속 영상카드 등 고성능핵심제품들이 대부분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달 초부터 본격 출시된 태일정밀의 10배속 CD롬드라이브는 당초 저렴한가격과 고성능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빠르게 8배속 시장을대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8배속 공급사들이 판매가격을 6만∼7만원선으로대폭 인하함에 판매량이 기대치를 크게 밑돌고 있다.
게다가 삼성, LG 등 CD롬 생산업체가 12배속 제품 개발을 모두 끝내고 연말께부터 본격 양산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어 10배속 제품의 수요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기존 28.8 팩스모뎀보다 통신속도를 15% 가량 개선한 33.6 제품도 판매량이 당초 기대치에 크게 못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올 하반기 이후 콤텍시스템, 제이씨현시스템, 가산전자 등 10여개 업체가33.6 모뎀을 출시했지만 기존 28.8 제품보다 가격이 두 배 가까이 비싼 반면통신속도는 소폭 개선되는 수준에 불과해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태근실업, 한국컴퓨터통신, 명가정보, 유니텍 등 영상카드업체들은 1백28비트 VGA카드가 기존 64비트 제품보다 처리속도가 2∼3배 빠르고 동영상처리기능이 뛰어나지만 가격이 20만원 안팎으로 기존 제품보다 3배나 비싸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밖에 가산전자, 두인전자, 서한전자 등 영상보드업체들이 출시중인 3D가속 전용보드도 3DO 수준의 화려한 3차원 입체영상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 유통시장에서 기대 이하의 판매실적을 올리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성능 컴퓨터 주변장치가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아직대량생산체제를 갖추지 못해 기존제품 보다 2∼3배나 비싼 데다 소비자들에게 투자한 가격만큼 월등한 성능을 제공하는 제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기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같은 판매부진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제품 생산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춰야 하지만 당분간 파격적인 가격인하를 기대하기는어렵다』며, 『그러나 4, 4분기부터 대기업 PC업체들이 가을철 성수기에 대비, 고성능 주변장치를 탑재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어서 연말께부터는 시장확대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남일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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