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경기위축, 관련 주가 양극화

반도체 경기위축이 두드러지면서 반도체 소자업체들의 주가는 전반적인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반면 올해 상장했거나 상장을 준비하는 장비업체들의 주가는 연일 상종가를 기록하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재 상장업체로 등록된 반도체 소자관련 업체는 삼성전자, 한국전자, 대우전자, 아남산업 등 4개 업체이고 장비업체는 신성이엔지, 디아이와 11월상장 을 추진중인 미래산업(장외등록법인)을 포함해 3개 업체다.

소자업체들의 인기급락은 그간 「귀족주」 대접을 받았던 삼성전자의 추락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D램 등 반도체의 매출비중이 전체의 47.8%(96년 상반기 기준)에 달하는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6일 현재 최종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6만원대가 무너지는 급락세를 나타냈다. 30% 무상증자에 따른 권리락을 감안하더라도 연초 주가가 14만대를 호가했던 삼성주의 몰락은 반도체 경기급랭을 실감케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또 IC, 트랜지스터(TR)등 반도체의 매출비중이 67.2%인 한국전자는 연초 2만6천1백원에서 2만1천2백원으로 떨어졌고, (주)대우로부터 반도체사업을 이관받은 대우전자는 주가가 6천원대를 헤매고 있다.

이밖에 반도체관련 매출이 96.6%에 달하는 반도체 패키징업체인 아남산업도 최근 TI와 기술제휴로 DSP를 생산할 계획이라는 발표 이후 조금씩 반등세로 돌아서고는 있지만 주가가 아직도 연초 대비 29.0% 내린 1만2천2백원에서형성돼 반도체 경기악화가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됐다. 반면 반도체 생산공정상의 청결시스템인 클린룸의 팬필터유닛(FFU) 등을 제조하는 신성이엔지의주가는 연초 2만9천7백원에서 현재 12만8천원으로 무려 3배 이상 뛰었다.

매출의 51.2%를 반도체 내열검사장비인 번인시스템과 번인보드에 의존하는디아이의 주가도 연초 1만2천5백원에서 16만9천원으로 12배 이상 폭등하며반도체관련 최고가 주식으로 올라섰다. 또한 반도체 검사장비인 테스트핸들러를 제조하는 장외등록법인 미래산업의 주식도 현재 연초보다 2.2배 상승한25만원에 거래되면서 장외주식시장 사상 최고가를 경신, 반도체 소자관련 주와는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이와 관련, 『소자와 장비업체간 주가의 명암이 이처럼 엇갈리는 것은 분명 자연스런 일은 아니다』라고 전제하며 『소자업체가필요 이상으로 낮게 평가됐다면 장비는 주식시장 초기진입에 따른 기대치가많이 반영돼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김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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