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쇄회로기판(PCB)산업의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PCB의 핵심 소재인 동박적층판(CCL)업계의 불황의 골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CCL은 경기변동폭이 큰 소재산업의 특성상 PCB 경기하락폭을 넘는 최악의 부진을 보이고 있다.
4, 4분기를 20여일 앞둔 현재 두산전자, 코오롱전자, 신성기업 등 주요 CCL업체들은 CCL에 대한 의존도가 절반도 안되는 한국카본을 제외하고는 연초계획했던 매출목표는 물론이고 지난해 수준의 매출 달성도 버거운 실정이다.
전반적인 판매부진과 가격인하가 겹치면서 경상이익도 대부분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업계는 특히 모두 수백억원대의 대형 설비투자를 단행, 엄청난 고정비용 부담을 떠안고 있어 실질 체감온도는 더욱 냉랭할 수밖에 없다.
CCL업계가 이처럼 사상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는 근본 원인은 물론 수요처인 PCB시장의 급격한 위축이다. 따라서 경기회복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여지는 충분하나 PCB와 달리 CCL이 현재 세계적으로 공급과잉 상태란 점에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특히 아직까지 CCL업계의 주력 품목인 페놀원판의 경우는 더욱 심각해 두산, 코오롱, 신성 등 국내 3사의 공급능력이 전체 국내수요의 2.5배를 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은 한국과 함께 주요 페놀원판 시장으로 꼽히는 일본, 대만, 동남아도 비슷하다.
이같은 세계적인 공급과잉은 CCL업계의 수출부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국내 CCL업계를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 실제로 국내 CCL 수출을주도해온 두산전자와 매출에서 수출의 비중이 높은 신성기업은 현재까지의수출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절반에도 못미치는 최악의 상황이다. 지난해 업계가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둘 수 있었던 주요인 중 하나였던 CCL 가격 또한업계의 불황에 부채질을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들어 페놀원판이공급초과되면서 값이 계속 내림세를 보이고 있고 상대적으로 정도가 덜한 에폭시원판 역시 전반적으로 하향세다.
틴코어라미네이트, 본딩쉬트, 매스램 등 다층PCB(MLB)용 소재가 그나마 효자노릇을 하고 있으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다. 게다가 MLB 소재마저도 두산전자를 제외하고는 이렇다할 생산 및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고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CCL업계의 경쟁은 이미 국지전을 넘어서 국제전으로 비화되고 있어 유일한 대안은 수출을 확대하는 것이나 수출전선에 먹구름이 끼어 있어 「버티기」외엔 방법이 없다』고 말한다.
최근 두산, 신성, 코오롱 등 CCL 3사가 신설라인의 풀가동을 자제하고 부분 가동하면서 구라인의 개보수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것과 자체 원가흡수를통한 채산성 확보 등 다양한 대책을 수립하고 있는 것도 결국 버티기를 위한「힘 비축」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중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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