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인터넷 백본망 재편 움직임

세계 인터넷 백본(bacbone)망이 재편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인터넷 백본망을 장악하고 있는 MCI, UUNet, PSInet, BBN Planet, 스프린트사 등 미국 중심의 다국적 통신사업자들이 최근 세계 각국의 지역 통신사들을 인수하거나 컨소시엄을 맺어 미국 내 백본망을 전세계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백본은 45M급의 망을 갖추고 있고, 올해 대부분의 회사들이1백55M급의 망으로 교체작업을 끝냈다. 특히 MCI사는 6월에 이미 1백55M급의백본망 구축을 끝내고 올해말까지 다시 6백22M급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이에 비해 유럽지역의 백본망은 대체로 E1급(2M)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남미나 아시아지역의 경우는 일본을 제외하고 대개 T1급(1.544M)으로 구축돼있어 현저하게 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한국통신이 45M의 백본망을 갖고 있으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ISP) 간에는 T1급으로 이뤄져 있어 사실상 국내 인터넷 백본망은 T1급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와 남미 등 인터넷 후발국가들은 통신망사업에 대한 국가의 강력한 통제로 통신사업자들이 독점적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인터넷 사업에 뛰어들려는 새로운 ISP들에 장벽이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회선비용도 미국에 비해 훨씬 높고 기술력 부족으로 인해 서비스수준도 매우 낮아 잠재적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전 세계 인터넷 회선사용량 중 3분의 2가 미국 내 백본망에 집중되는데 비해 이 백본망에 연결된 국제회선은 대개 T1급에 불과, 미국외의 지역사용자들은 항상 느린 속도와 접속불량에 시달려야 했다.

이러한 상황이 가장 심각한 곳은 유럽. 유럽지역은 인터넷 사용자 증가속도가 이미 국제회선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치를 넘어서 최근에는 평일 오후의 경우 이 지역에서 미국으로의 인터넷접속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며 타국에서도 유럽의 서비스를 거의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저렴한 회선비용과 서비스를 갖춘 미국의 메이저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메이저 기업들의 목표는 컨소시엄과 기업인수 등 방법으로 지역통신망 사업에 직접 진출해 미국 내 백본망을 전 세계로 확대한다는 것.

UUNET의 경우 주로 유럽지역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데 이미 영국의 ISP중 2개 회사를 인수했으며, 독일 내 최대의 ISP인 EUNET도이치란트사의 지분40%를 확보했다. 이를 바탕으로 UUNET은 전 세계적으로 5백여개의 접속점(POP)을 갖게 돼 국제 전화접속 로밍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PSINet도 영국, 네덜란드, 일본, 캐나다 등지의 ISP들을 인수하거나 투자를 통해 1백85개의 접속점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심을 끄는 것은 지난 6월에 미국 MCI사와 브리티시텔레컴이 합작으로 추진하고 있는 「인터넷 플러스」계획이다. 이 계획은 두회사가 갖고 있는 인터넷 백본을 통합해 8개의 「슈퍼허브」를 구성, 지역에관계없이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요금과 속도, 서비스 수준을 갖추도록 하려는 것이다.

BBN Planet사도 시터사와 합작으로 인터넷플러스 계획과 비슷하게 독자적인 9개의 허브를 설치했으며, 내년까지 전세계에 로밍서비스 및 인트라넷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국내에서도 한국전산원 주도로 국내망간연동(KIX)이 이루어져 ISP들간에는T1급으로 접속할 수 있고, 미국과는 ISP들마다 각각 T1급으로 연결되어 있고일부는 T2, T3급으로 증설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내 ISP 대부분이 라우팅 등 기술이 취약해 같은 T1이라도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데이터 전송률이 훨씬 낮은 것으로 지적되고있다.

이 때문에 통신시장이 개방될 경우 미국 내 다국적 기업들이 지금과 같이저렴한 회선비용과 서비스로 전 세계를 공략하면 국내 ISP들의 존재가 유명무실해질 수 있어 시급한 대책마련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구정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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