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회사의 기업광고 중에 「2등은 기억되지 않습니다. 오로지 1등만 기억될 뿐입니다』 라는 요지의 광고를 보았다.
세계화, 개방화 추세 속에 시의적절한 광고멘트여서 그 광고를 접한 많은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을 것이다. 요즈음 같이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하는 무한경쟁시대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을 따라만 가는 2등은 생존할 수 없다는 기업의 초일류 지향적 의지는 어쩌면 당연한 자세일 것이다.
그러나 광고의 위력이라는 것이 대단한 것이어서 어떤 광고에 대해서 처음에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던 사람도 반복적으로 그 광고를 접하게 되면 거부반응이 서서히 누그러져 결국에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뀔 수 있는 법이다.
하물며 처음부터 수긍이 가는 광고문안인 경우는 긍정적인 반응 단계를 넘어 확신하는 단계까지 이르게 된다. 가뜩이나 우리 사회가 1등 지향적이어서양식있는 사람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터에 많은 사람들이 그 회사의 이미지 광고를 볼 때마다 1등을 하지 않고는 살아가기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이들었을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 1인자가 된다거나 어떤 그룹에서 1등을 차지한다는 것은 매우 자랑스럽고 보람있는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따라서 1등이 되겠다는 목표를 갖고 정진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과정은 도외시하고 그 결과만 갖고 오로지 1등만 기억하는 사회가 된다면 얼마나 각박하고 비인간적인사회일까.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는 모든 분야에서 1등만을 추구하고 기억하는사회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적자생존의 원리가 지배하는 경제활동에서는 물론 인간을 만드는 학교교육에서부터 스포츠 경기에 이르기까지 1등 하는 자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대접을 받으니 1등에 도달하지 못한 수많은 사람들의 좌절감에 대한 사회적 병폐는 말할 수 없이 큰 것이다.
특히 가슴아픈 것은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성적에 대한 중압감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다. 세상을 버리는 학생들의 대개가 성적이 아주 우수한경우가 대부분인 것을 보면 1등에 대한 주위의 기대에 대한 중압감이 어느정도인지를 짐작케 한다.
스포츠 경기에 있어서도 1등에 대한 우리 사회의 기대가 어떠한 지는 이번애틀랜타 하계 올림픽대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출전한 선수는 물론 선수단의 임원, 정부, 국민, 그리고 신문 방송까지 합세해 우리가 딸 수 있는 금메달의 숫자에 매달렸다. 출발하기 전부터 금메달12개 이상 획득에 종합순위 7위 목표는 무난할 것으로 큰소리를 쳐 국민들을고무하더니 현지에 도착하자마자 금메달 15개 이상 획득에 종합순위 5위도가능할 것이라는 성급한 예상도 했다.
언론도 금메달 수 부풀리기에 한몫 거들어 연일 예상 금메달 수상자 취재에 열을 올렸다. 그나마 대회 중반 이후부터는 자제하는 분위기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일부 종목의 선수와 임원들이 보여준 좋지 못한 매너는 부끄러운일이었다.
경기 후에 상대방 선수들의 절규하는 인터뷰 모습은 올림픽 참가의 목적은오로지 금메달 획득에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줘 우리 모두를 씁쓸하게 했다.
이런 것들이 모두 다 우리 사회가 1등만을 우대하는 풍조 때문이 아닌가싶다.
다행히 올림픽 결과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올림픽 대회 3연속 10대 스포츠 강국에 들어갔으니 대단한 성과가 아니냐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이제 우리 국민도 의연한 자세로 운동경기를 지켜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겨가는 것이 아닌가 싶다.
「1등 지상주의」의 사회, 즉 1등만을 지상의 목표로 삼고 1등만을 기억하는 사회가 건전하지 못한 사회라는 것은 자명하다.
우선 그것은 1등이 못되는 대다수의 사람에게 좌절감을 준다.
또한 과도한 경쟁으로 인한 인간성 상실과 수단의 합리화로 건전한 사회유지의 기본 덕목인 공정심과 도덕성이 흔들린다.
아울러 구성원을 서열화함으로써 다양성과 자율성을 저해할 수 있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한국사회도 21세기 다원화 된 미래의 세계로 전진하기 위해서는1등만이 기억되는 사회가 아닌 구성원 모두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성실하게 준비하고 정정당당하게 자기 실력을 발휘한 사람이라면 비록 1등이 아니고 2등이더라도 기억하는 사회가 되자.
가능하다면 꼴찌까지도 기억할 수 있는 사회라면 더욱 좋은 일일 것이다.
<이명우 국민리스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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