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브라운관용 유리벌브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
현재 국내 유리벌브시장은 삼성코닝이 53%, 한국전기초자가 33%, 나머지를수입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의 매출액은 각각 6천60억원과 2천3백40억원으로 외형상으로는 아직 한국전기초자가 삼성코닝의 적수가 못된다. 그러나 최근 한국전기초자가 그룹의 보수적인 색채를 벗고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어 향후 시장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 3년간 매출증가율을 보면 한국전기초자가 연평균 33.5%의 증가율을보인 반면 삼성코닝은 연평균 19.8%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한국전기초자의 대대적인 설비투자를 통한 생산능력 확충에 따른 것으로 한국전기초자는 지난해에만 삼성코닝보다 1.5배 많은 1천3백70억원의 투자를 집행했다.
제품경쟁력 면에서는 삼성코닝이 한국전기초자보다는 다소 우위인 것으로일단 분석된다. 삼성코닝의 매출원가율은 지난 3년간 줄곧 80% 수준을 유지,한국전기초자보다 다소 낮았다. 다만 한국전기초자의 지난해 매출원가율이크게 상승한 것이 설비투자에 따른 감가상각액의 급증에서 비롯된 것이며 또삼성코닝의 매출원가율이 소폭이나마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삼성코닝의 경쟁력이 우수하다고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운 국면이라할 수 있다.
판매 및 일반관리비는 삼성코닝이 매출액대비 7.9%를 차지하고 있는 반면전기초자는 2.8%에 그쳐 관리의 효율성 측면에서도 삼성코닝보다 한국전기초자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삼성코닝은 매출액 증가추세와 비슷하게상승한 반면 한국전기초자는 지난 2년간 매출액이 1천억원이 늘었음에도 판매관리비는 불과 7억원 증가하는데 그친 것은 시선을 끌만하다.
한편 이들 두 회사는 같은 품목을 생산하면서도 제조원가를 구성하는 구조에 있어서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전기초자의 경우 원재료비가 제조원가의 44%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경비(30%), 노무비(26.1%)가 잇고 있는 반면 삼성코닝은 제조경비(49%), 원재료비(32%), 노무비(19%)의 순으로 나타났는데 재료와 제조공정이 같은 데도 이처럼 원가구조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특히 제조업에서 재료비가 제조원가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비해 삼성코닝의 제조원가 구조는 경비가 재료비를 누르고 원가의 최대 구성요소가 되고 있는 점에서 매우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삼성코닝의 제조경비 중에는 지급수수료가 3백20억원, 소모품비가 2백8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이는 한국전기초자보다 지급수수료는 15배, 소모품비는70배나 많은 것으로 결국 삼성코닝의 이익을 대폭 줄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두 기업의 수익구조에서는 한국전기초자가 다소 앞선 듯이 보인다. 하지만 양사의 영업이익률이 모두 10%를 넘고 당기순이익률도 5%를 넘고있어 제조업체로서는 드물게 우수한 구조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인력사용 측면에서는 삼성코닝이 한국전기초자보다 월등히 우수한 것으로 나타난다. 회사에서 인건비로 지급하는 총비용은 임금성격이 강한 복리후생비까지 포함해 계산해볼 때 삼성코닝이 9백억원을 약간 넘는데 비해 비해 한국전기초자는 5백90억원에 이르고 있다. 매출액이 2.5배가량 차이를 보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전기초자가 상대적으로 과다한 인건비를 지출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전기초자의 삼성코닝 따라잡기」는 올해부터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보인다. 한국전기초자는 최근 단행한 증설효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데다 특히 제2공장과 제3공장 건설이 진행중이어서 이들 공장이 모두완공되는 올 연말에는 시장점유율이 5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삼성코닝 역시 투자를 계속하고 있지만 지분 50%를 갖고 있는 미국 코닝社의 보수적인 입김 때문에 삼성 특유의 저돌적인 투자를 못하고 있는 것으로풀이된다.
다만 최근 LG그룹이 일본 아사히글라스와 합작으로 유리벌브 사업에 참여한 것은 어떤 형태로든 삼성코닝과 한국전기초자 양사간 경쟁구도에 새로운변수로 작용할 것이 분명해 그 여파가 주목되고 있다.(끝)
〈이창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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