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평] 에로스 라마조띠, 음악이 있는 곳에

이탈리아의 대중가요는 칸초네다. 우리나라와 이탈리아는 반도국가라는 지리적인 요인과 음악을 사랑하는 국민성 등 비슷한 면이 많다. 이렇듯 공통점이 많은 까닭에서인지 칸초네가 국내 음악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일이간혹 있었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슬픈 멜로디와 정통민요풍의 리듬이 한국인의 감성에잘 들어맞았던 고유의 칸초네 역시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기 시작했다. 英, 美 팝음악이 이탈리아 대중음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면서 에로스 라마조티(Eros Ramazzotti)와 같은 스타가 탄생하기에 이른 것이다.

이탈리아의 국민가수로 각광받는 라마조티는 앨범 발표시 이탈리아에서만평균 3백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내게 달을 주세요(Dammi La Luna)」 「인생의 중반길에서(A Mezza Via)」 등이 CF 배경음악으로 사용돼 국내팬들에게 인지도를 높였다.

이번 앨범 「음악이 있는 곳에(Dove ce Musica)」는 라틴댄스풍으로, 음악이 있는 곳은 자유와 사랑이 함께 한다는 가사를 담고 있다.

전세계에 싱글로도 발표될 「가장 아름다운 것(Piu bella Cosa)」은 팝 컨트리풍으로 사랑하는 여인과의 공존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는 내용의 곡이다. 또 발라드곡 「오로라(LAurora)」는 국내가요를 듣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친숙한 느낌을 준다.

이외에도 강렬한 로큰롤 「미래로의 편지(Lettea al futuro)」와 얼터너티브적인 요소가 가미된 「이 끝없는 쇼(Questo immenso show)」는 실험성이잘 나타났으며 「당신없는 나(Yo Sin Ti)」의 경우에는 보사노바와 현대감각의 재즈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곡이다.

이탈리아 젊은이들의 우상인 라마조티의 국내시장 성공여부는 美 대중음악을 이탈리아어로 각색해 부른 것같다는 낯설음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달려있을 것이다.

〈이종성팝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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