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TFT LCD시장이 지난 7월 이후 메이커들이 거래선들을 애타게쫓아다니던 상황에서 수요자들이 공급자들을 찾아다니는 사태로 빠르게 뒤바뀌고 있다. 이에따라 그동안 바닥을 모르고 떨어지기만 하던 제품가격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이같은 상황의 급반전은 지난해부터 1년여 이상 공급과잉으로 시달려온 TFT LCD업계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특히 수천억원을 들여 설비를 도입, 각고의 노력 끝에 제품을 출하하기 시작하자마자 가격폭락사태를 맞았던국내업계로서는 천만다행이 아닐 수 없다.
지난해이후 공급과잉으로 몸살을 앓아온 TFT LCD시장이 갑자기 공급부족으로 반전된 이유는 무엇보다도 주시장인 노트북PC에 11.3인치 이상제품이 예상보다 빨리 대거 채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노트북PC에 채용되는 TFT LCD는 10.4인치 이하 제품이 90% 이상을 차지했으며 이같은 상황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봤다. 그러나 업계의 예상과는 달리 지난해 중반부터 11.3인치와 12.1인치 제품의 채용비중이 급속히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해 초까지만 하더라도 5% 미만에 머물렀던 11.3인치 이상제품의 채용비중이 올 3월에는 무려 35%대로 껑충 뛰었으며 6월에는 절반에 가까운 45%대로 높아졌다.
업계관계자들과 시장조사기관들은 이 추세대로라면 11.3인치 이상 제품이올 9월경에는 절반을 넘어서 55%대에 진입하고 연말경에는 75%대로까지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물론 11.3인치 이상 제품의 노트북PC 채용비중이 급상승하고 있는데에는TFT LCD제품의 가격폭락이라는 업계의 희생이 바탕이 되고 있다. 10.4인치를 기준으로 94년까지만 하더라도 1천달러를 상회하던 제품가격이 최근에는 이의 3분의 1 수준인 3백50달러까지 급락했기 때문이다.
초기시장 선점을 놓고 치열한 고성능화 전쟁을 치르고 있는 세계 노트북PC업계는 원가비중이 높은 TFT LCD 모듈가격이 하락하자 경쟁적으로 11.3인치 이상 대면적 제품을 채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트북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NEC·후지쯔·도시바·일본게이트웨이2000·히타치제작소·산요전기 등 일본업체들의 경우 최근 인텔의 1백50MHz CPU와 12.1인치 TFT LCD를 탑재한 최상위 기종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어 노트북PC의 고성능화와 대면적 TFT LCD 채용추세는 갈수록 확산될 것이 분명하다.
현재 10.4인치를 기준으로 연간 1천만개의 공급능력을 갖추고 있는 세계TFT LCD업체들은 이같은 수요추세에 대응, 11.3인치와 12.1인치 등 대면적 모듈의 생산비중을 급격히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업체들의 경우지난 상반기까지 30%에 머물던 11.3인치 이상 제품의 생산비중을 9월까지 70%로까지 끌어올릴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고 삼성전자·LG전자·현대전자 등국내업체들은 아예 12.1인치를 1백%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TFT LCD업계가 11.3인치 이상 제품의 생산비중을 70%로 높일 경우전체 모듈 생산량은 35%가 줄어든다. 즉 한달에 10.4인치 1백만개를 생산하던 체제가 10.4인치 30만개, 11.3∼12.1인치 35만개 등 75만개 생산체제로바뀐다는 얘기다. 그 이유는 현재 가동되고 있는 설비는 모두 370x470㎜ 크기의 기판유리를 사용하는 제2세대 라인으로 이 라인에서는 기판유리 1장당10.4인치는 4개, 11.3인치나 12.1인치는 2개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따라 올해 노트북시장은 최소한 20%의 성장을 기록할 전망인데 반해TFT LCD 생산량은 오히려 20% 이상 줄어드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는것이다. 올해 TFT LCD를 장착한 노트북PC의 판매량은 8백만∼1천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반해 현재 10.4인치 기준으로 연간 1천만개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는 TFT LCD업계의 모듈 공급량은 많아야 8백만개에 그칠 전망이다.
<유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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