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관람석] 굿바이 마이 프렌드

인간애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가족 영화 <굿바이 마이 프랜드>(원제 The

Cure)는 무리없이 잔잔한 감동을 주는 소품이다. 에이즈에 걸려절망적인 투

병 생활을 하는 열한살 짜리 소년과 그 이웃인 열세살 짜리 소년의 우정을

파스텔화처럼 풋풋하게 그려냈다.

아빠와 이혼한 뒤 신경이 날카로워진 엄마와 사는 에릭(브래드 렌프로 분)

은 친구들로부터 호모라고 놀림받는다. 이웃집에 덱스터(조셉 마젤로 분)라

는 열한살 꼬마가 이사왔는데,에이즈 환자이기 때문이다.

집안에 갇혀만 사는 엑스터는 어릴 적에 수혈을 받다가 에이즈에 감염되었

다. 덱스터 역시 엄마와 단둘이 살 뿐이다.이혼모,결손가정,불치병 환자로구

성되는 상황은 모든 출연진들이 짙은 외로움에 갇혀 저마다 떠도는 섬같은

존재임을 암시한다.

절대로 엑스터와 가까이 해서는 안된다고 엄마의 주의를 받았지만, 에릭은

작고 병약한 엑스터에 마음이 끌린다.금세 친구가 된 에릭과 덱스터는함께

병정놀이나 진흙 장난을 하고 강가를 쏘다닌다. 덱스터는 불결한 환자가 아

니라 친구가 필요한 소년이고, 힘겹게 투병생활을 하는 착한 심성의 아우일

뿐이다.

에릭은 병원에서 나올 수 없는 덱스터의 병을 고쳐주기 위하여 엉뚱한 짓

거리를 벌인다.치료제를 구한답시고 독초를 삶아 먹여 소동을 일으키는가 하

면,잡지에 소개된 명약을 구하기 위해 덱스터와 함께 가출도 감행한다. 결국

그들의 모험은 실패하고 덱스터가 죽을 것이라는 것쯤은 누구나 예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어린 소년이 불치의 병으로 죽는다는 비극적 흐름은 소년들의 해맑

은 우정으로 감싸져 순화의 미학으로 바뀐다. 고통스런 덱스터의 생을 지켜

주는 것은 약품이 아니라 에릭과 나눈 우정의 빛이었음이 따뜻하세 전해온

다.<박상기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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