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LG 싱싱나라 냉장고 리콜..업계 움직임

LG전자가 올해 시판중인 「싱싱나라」냉장고 일부 모델의 성에제거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하자 자발적으로 환불·교환·무상수리 해주기로 하면서 경쟁업체와 일선 유통점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우선 LG전자는 유통점의 재고 확인, 애프터서비스(AS)체계 구축 등 후속조치에 바쁘고 삼성전자와 대우전자 등 경쟁업체들은 LG전자의 이번 악재(?)를호재로 활용하기 위한 전략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백화점·전자상가·일선 유통점들도 나름대로 LG전자 냉장고의 반품·회수준비와 함께 연이어 걸려오는 소비자들의 문의전화에 대응하느라 정신이 없다.

가전 3사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LG전자는 기존 AS직원 이외에 6일본사 관리부서를 비롯한 영업관련 부서 직원 3백여명을 뽑아 전국 1백20개서비스센터에 이미 실무요원으로 파견하는 등 제품의 반품 및 AS지원 준비를갖추고 있다.

이에 앞서 LG전자는 그동안 백화점과 대리점 등에 유통재고로 남아 있던하자제품 2만여대를 물류센터로 반품받고 있으며 물류센터에 쌓여 있는 1만여대의 하자제품에 대해서는 폐기작업을 실시중이다.

LG전자와는 달리 경쟁업체인 삼성전자와 대우전자는 LG전자의 이번 사태가냉장고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자사 제품에대한 품질점검과 함께 최근의 AS요청 사례에 대한 면밀한 분석작업에 들어갔다.

이들 업체는 한편으로는 LG 싱싱나라 냉장고의 환불에 따른 대체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생산량을 확대하고 광고·판촉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LG전자의 냉장고 문제발생이 자사 마켓셰어 확대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올해초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어오던 탱크냉장고의 후불제 판매제를 당분간 연장해 냉장고에 대한 TV광고 등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LG전자와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여오던 삼성전자도 LG의 냉장고 손실을 자사의 판매확대로 흡수한다는 전략아래 휴가중인 생산관리자들을 소집, 생산량 확대 계획을 세우는 등 판매증대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가전업체 못지않게 백화점 등 유통점들의 대책마련도 분주하다.

대부분의 백화점에서는 7월 들어 기온이 올라가면서 싱싱나라 냉장고 구입고객들의 품질에 대한 문의전화가 늘어나 이상하게 생각해왔을 뿐 아니라 일부 백화점은 판매를 자제하기도 했다.

롯데·신세계·뉴코아 백화점 등 대부분의 백화점들은 LG전자가 7일 신문을 통해 싱싱나라 냉장고의 하자제품을 무상수리·환불·교환해준다고 발표하자 냉장고 환불을 요구하는 소비자에 대해서는 유통마진이 많이 남는 외산제품의 구입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세워 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선 유통점들도 업체에 따라 달라 LG전자 대리점들은 냉장고의 최대 성수기인 여름에 이같은 문제가 발생해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면서도LG전자가 자발적으로 하자제품을 교환해주는 「도덕성이 있는 기업」이라는점을 부각시켜 소비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묘안짜기」에 바쁘다.

전라남도 광주시 소재 태양대리점의 문 사장은 『본사가 소비자 보호를 위해 문제를 감추지 않고 자진 공개한 것은 LG전자다운 행동』이라며 『대리점들도 한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이번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나갈 것』이라고밝혔다.

반면에 삼성전자 및 대우전자 대리점과 외산 냉장고 수입·판매업체들은소비자들에게 LG전자제품의 결함성을 알려 자사 제품의 판매를 촉진하다는전략아래 LG제품의 결함을 우회적으로 기술한 플래카드 및 전단제작 등 갖가지 방법을 모색하는 한편, 냉장고 실연회 등 고객끌어모으기 판촉전략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볼 만하다. LG전자가 일부 싱싱냉장고의 제품 결함을일간지에 일제히 발표하자 상당수 소비자들은 자신의 집에 있는 냉장고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면서 자발적으로 잘못을 시인하고 소비자 보상을 단행한LG전자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는 분위기이다.

지난 3월 LG전자 싱싱나라 냉장고를 구입한 유모씨(경기도 일산 신도시 거주)는 『아직 제품에 하자가 나타나지 않아 사용상에 문제는 없다』며 『자신의 약점을 덮어두려고 애를 쓰던 종래에 비춰보면 LG전자의 이번 조치는「소비자를 왕」으로 생각하는 보기 드문 일』이라고 밝혔다.

〈원 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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