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특별소비세 인하와 폐지문제가 또다시 정부의 세원확보 차질벽에부딪쳤다.가전업계는 물론이고 관련부처와 부서까지 끈질기게 특소세 인하(폐지)를 요구했으나 열쇠를 쥔 세수당국의 「不可」입장이 바뀌지 않아 사실상 무산된 것이다.본보 3일자 2면
그러나 가전제품에 대한 특소세 부과는 부과하지 않을 경우 세수가 크게줄어든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설득력이 전혀 없다는 게 대부분의 시각이다.
가전산업의 국제경쟁력 제고는 차지하더라도 가전제품은 특별히 세금을 더물어야할 정도의 사치품이나 고가품이 아니어서 특소세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주요 가전제품 모두 보급률이 1백% 안팎에 이르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이 생필품으로 자리잡았다.
과세 형평성면에서도 크게 어긋난다.현재 1백만원 이하의 보석이나 귀금속에 대해선 특소세를 물리지 않는 데 비해 가전제품에 부과된 특소세율은 대부분 15%나 된다.
만약 가전제품 특소세를 폐지(인하)할 경우 정부가 현안으로 고민하고 있는 물가인하에도 적지 않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컬러TV·VCR·냉장고·세탁기·오디오·전자레인지 등 현재 15%인 주요 가전제품의 특소세를 폐지하면 16% 이상의 가격인하 효과를 나타내 물가안정에 그만큼 기여한다는 얘기다.
가전산업 측면에선 특소세 폐지가 새로운 내수창출을 이루어낼 수 있다는점을 우선적으로 꼽을 수 있다.가전업계 관계자들은 특소세 폐지로 현재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컴포넌트와 VCR 등의 수요확대는 물론이고 컬러TV도대형제품과 첨단제품으로 수요가 이어져 내수시장이 크게 활기를 띨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실질적인 세수감소도 그렇게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전자산업진흥회가 올해 예상하고 있는 내수시장을 기준으로 비교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6개 주요 가전제품 특소세 폐지시 약 7천억원 이상의 세수감소를 초래하겠지만 내수시장은 예상치(3조8천여억원)보다 4천5백억원 이상 확대돼 그만큼 특소세 이외의 다른 세수확보가 가능하다.
가전업체들은 또 4개월 이상 계속된 이번 특소세 폐지(인하)설로 내수침체를 더욱 심화시켰다고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각종 악재로 인해 올들어 내수시장이 위축됐는데 가전제품 특소세 폐지(인하)설로 인해 대기수요자들까지 급증, 뾰족한 수요활성화책을 마련하지도 못하고 마이너스성장을 맞아야 했다는 것이다.
이번 특소세 폐지 백지화는 결국 가전3사의 해외현지 생산을 위한 투자를더욱 가속화시키는 대신 국내 생산기반이 급격히 취약해지는 데 큰 몫을 할것이 분명하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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