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 차별화된 기술개발 전략

기존 관행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의식개혁이 필수적이다. 의식개혁은 쉽지않다. 그것은 세 가지 요인 때문이다.

첫째는 인식의 벽이다. 고질적인 문제를 쉽게 버리지 못하는 것으로 이는분석에 눈이 어둡고 과학적 감각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일을 대충대충 처리하는 성격도 문제가 된다. 예컨대 쓰레기통을 두고도 주변에 쓰레기를 버린다든지, 화장실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든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식이나, 확실히 하라는 말보다는 빨리빨리 하라는 말에 익숙해 있다. 이런 의식으로는 제품 마무리가 좋을 리 없다.

둘째는 문화의 벽이다. 우리는 급한 성격 때문에 조급하게 흑백 판단을 한다. 이것은 우리의 식생활이나 놀이, 암기위주의 객관식 교육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또 세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우리 속담에서도 나타나듯 인습을과감하게 깨지 못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셋째는 감정의 벽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대주의 사상, 양반 습성이 뿌리깊게 박혀 있어 체통, 위신을 지나치게 따진다. 상대편을 업신여기고 멸시하며 자신만이 최고라는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적지 않다.

또한 잘못을 하더라도 남에게 굽힐 줄 모르고 스스로 잘못을 느낄 줄 모르는 비양심적인 경우라든지 바보 취급당하기 싫어서 거짓말을 밥먹듯이 한다든지, 틀리면 큰일이니까 속임수를 부리더라도 현장을 모면하려는 의식, 유식한 체하기 위해 남을 낮추어 말해야 된다는 의식 등 그릇된 인식을 갖고있는 것들이 많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의식의 혁명이 따르지 않으면 안된다.

우리가 의지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이러한 잘못된 인식의 벽, 문화의 벽,감정의 벽을 과감하게 허물어야 한다. 고정관념을 탈피할 수 있을 때 비로소사물을 대하는 시야가 넓어질 수 있다. 어린아이처럼 사물을 순수하게 대하는 눈을 가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만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도 많이창출될 수 있다.

우리가 현재 선진국에 수십억달러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기술을 도입할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들의 슬기가 모자라기서라기보다 우리 주변에 숨어있는슬기를 오늘의 의미로 재발견하고 그것을 창조적으로 계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할머니들이 손주의 손이나 발에 생채기가 나면 짚방석을 들추고 그곳에 피어있는 푸른곰팡이를 바르던 것을 잊지 않았으면 페니실린은 우리가 개발했을 것이다. 벌에 쏘이면 된장을 바르던 일을 추억으로 놓아두지 않고 과학적분석대상으로 삼았으면 근대 화학의 새로운 지평도 한국인에 의해 열렸을 것이다. 신라의 천문학을 잘 이어받았더라면 갈릴레이나 코페르니쿠스는 배달민족에게서 나왔을 것이다.

제주도의 정낭이 세계 통신학계로부터 세계 최초의 디지털 통신방식으로인정받았다. 이것 또한 우리가 잘 계승했으면 통신혁명이라는 디지털 방식은우리 자산으로 우리는 21세기 정보사회의 주역이 되었을 것이다.

우리의 민간요법이나 동의보감 등에 있는 한방요법 가운데는 현대의학으로풀 수 없는 신비로운 것이 널려있다. 창의적 사고의 도출로 우리 문화자산을현대 의미로 재발견해 기초과학, 기본기능을 창조적으로 계승시켜야 한다.

조용한 진공청소기와 공기방울 세탁기 발명 등은 조상 전래의 관습적인 모습들, 아버지와 어머니의 정서적인 생활상이 지극히 과학적이라는 믿음의 생활에서 비롯된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전통적인 생활상을 과학적 감성으로계승시킬 경우 우리의 국제경쟁력은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 나라의 전통문화, 슬기로운 지혜를 현재의 의미로 재조명, 재발견하고그것을 창의적으로 계승해야 된다. 과학적 사고에서 차별화된 기술개발이 나오듯 과학적 사고로 차별화된 사회생활을 통해 발상전환을 해야 한다.

과학적 사고란 지식이 담긴 생각을 의미한다. 역사속의 좋은 문화를 창의적으로 계승해야 정신문명을 낳는다. 이런 정신문명만이 물질문명을 다스릴수 있다. 물질을 다스리는 마음은 도덕성에서 나온다. 도덕성이 없으면 과학적 사고, 즉 지식이 담긴 생각이 나오지 않는다. 지식이 담긴 생각을 하기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일을 중시해야 한다.

우선 메트릭스기법의 소프트웨어 분석을 중시해야 한다. 현대는 분석의 혁명시대다. 분석에는 상황분석, 원인분석, 잠재분석, 결정분석 등 4가지가 있다.

상황분석이란 중요과제가 무엇이냐, 우선순위가 무엇이냐, 무슨 근거냐에따라 조사, 또는 실시하는 것이다. 이밖에 원인을 규명하는 원인분석이 있는가 하면 잠재되어 있는 리스크와 리스크에 따라 대책을 세우는 잠재분석, 최적안을 결정하는 결정분석이 있다.

따라서 난이도에 의한 요인별 심층적 메트릭스기법의 소프트웨어 분석이이루어져야 한다.

다음으로 정신력과 창의적 사고를 접목시켜야 한다.

우리는 흔히 상상과 창의를 혼돈하는 예가 많다. 새로운 방안을 내세우거나 생각해내는 의견을 창의라고 하며 단지 추측하는 것을 상상이라고 한다.

상상에는 공상, 재생적 상상, 창의적 상상이 있다. 공상은 생각하는 과정이며 재생적 상상은 단순한 상기에 가깝고 창의적 상상은 예술작품, 발명, 발견, 기술상의 산물, 구체적 방법 수단을 헤아리는 것을 말한다.

인간이 지닌 정신력, 즉 관찰하고 주위를 집중하는 힘인 흡수력과 기억하고 생각해내는 힘인 기억력은 학습에서 나온다. 분석하고 판단하는 힘인 추리력과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하는 힘인 창의력은 사고에서 나온다.

따라서 학습과 사고를 통해 인간이 지닌 정신력이 생성된다. 창의적인 사고는 이미 알고 있는 경험, 지식을 해체하는 분해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다시짜는 결합으로 이루어진다. 과학적 사고방식을 갖기 위해 우리는 인간이 지닌 정신력과 창의적 사고를 접목시켜야 한다.

그런만큼 메트릭스기법으로 분석하고 정신력과 창의적 사고를 접목시키는데 치중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전혀 관계가 없는 기기나 자연현상의 원리를제품에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로 전환킬 수 있다. 한마디로 두가지이상의 원리를 접목시켜야 한다.

기업의 경영전략은 연구개발력 강화, 고부가가치화, 생산·판매 규모의 확대, 사업다각화 등으로 이루어진다. 우리나라는 생산규모의 확대, 사업다각화를 경영전략으로 내세우는 기업들이 많다.

제품개발 전략 측면에서는 대부분 시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고부가가치를 중요시하고 시장의 잠재 성장성을 판단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하이사이클(High cycle)을 하기 위한 제품개발 전략은 개발할 제품이 전략적이면서 기존 제품과 관련성이 있고 시장의 잠재적 성장성이 높으며 고부가가치화 전략으로 짜여져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주로 투자하는 분야는 국내외 설비투자와 연구개발 투자다. CIM개념의 하이사이클로 가기 위해 중점 투자할 분야가 연구개발분야다. 다음으로 자국내 생산설비의 CIM화, 해외설비의 현지여건을 고려한 CIM화 순이다.

생산전략 측면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은 생산공정의 자동화, 생산능력 확대,생산공정 시간단축을 중요시하고 있다. CIM개념의 생산전략은 다품종 생산체제 확립, 부품의 유닛 및 모듈화, 생산능력 확대 등이다.

마케팅 전략에서는 영업력 강화, 소비자 수요 파악기능 강화, 판매망 확대등을 전략으로 삼는다. 하이사이클로 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은 우선 고객만족을 위한 소비자 리드기능 강화, 둘째는 LAN구축에 의한 영업력 강화, 셋째는 고객의 데이터베이스에 의한 판매 네트워크를 확대해야 한다.

우리는 매우 슬기로웠음에도 잘못된 관념으로 우리의 것을 부끄러이 여기거나 하찮은 것으로 간주해 계승하지 못했기에 선진국의 자리를 미국이나 유럽인에게 내준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는 「가장 기본적(민족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상기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세계적인 것으로 호평받는 사례들을 보면 거의 한국적 슬기의 전통을 이어받은 것들이다.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는 한국적 구도와 형상을 차용해 더욱 주가를 높이고 있고 한국의 전통사상과 음악을 현대음악에 도입해 높이 평가받고 있다. 한국적 미를 화폭에 담아 파리 화단에서 세계적 화가로 평가받고 있으며한국적이고 향토적인 서정을 형상화한 「소」는 뉴욕 현대미술관에 전시되어있다. 우리는 이같은 원리를 오늘의 기술경쟁에서 세계로 향하는 가장 핵심적인 슬로건으로 삼아야 한다.

기술경영은 첫째가 1등 품질의 제품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경영혁신과함께 다운사이징을 하여 종업원들이 창의적인 형태로 전력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이와 함께 부품의 원가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기술의 내재화도 중요하다.

林茂生

73년 한양대 기계공학과 졸업

94년 서울대 최고 산업전략 과정 수료

73∼83년 대한전선 개발본부

83∼89년 대우전자 종합연구소 수석연구원

90∼95년 대우전자 가전연구소장 이사부장

현재 대우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78년 11월 대통령 표창

91년 1월 「공기방울 세탁기」 「조용한 청소기」 발명92년 4월 석탑산업훈장 수상

저서 「한국적 슬기가 세계를 이긴다」등 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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