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온고지신의 메시지

金光榮 아태위성통신협의회 사무총장

목수의 아들로 태어난 구소련의 유리 가가린 소령은 1961년 4월12일 보스토크 1호에 탑승해 지구를 돌고 생환해 영웅 칭호를 받고 일약 지구촌의 스타가 됐다.

고도 3백 궤도에 진입했을 때 그는 『지구 밖의 대우주는 매우 어둡다』라는 일성을 보내왔다. 첨단과학의 덕택으로 우주를 육안으로 처음 확인한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선현들은 먼 옛날부터 이미 「천자문」의 첫 쪽에서 하늘(天)은 캄캄(玄)하고 땅(地)은 노랗(黃)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우주는 넓고황홀하다고 갈파했다.

한편 우리가 해방을 맞던 해 케임브리지대학 출신의 SF작가 아터 클라크는떨어지지 않는 인공위성의 궤도는 지구 적도로부터 꼭 3만6천인 고궤도라고주창했고 20년 후 「얼리버드」(Early Bird)라는 상용 국제통신위성으로 이를 확인했다.

이 역시 대단한 진리였지만 이미 우리 선조들은 「구만리 장천, 구만리 장공」을 시조나 소설에 수없이 인용해 왔고, 더구나 「기러기 울어예는 하늘구만리」라는 가사의 「이별의 노래」는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로 애창되고있다.

현재 무궁화호 위성도 정확히 구만리 장천에서 양 날개를 활짝편 채 기럭기럭 하는 신호를 초음파(SHF)로 보내 오고 있다. 하필이면 구만리, 이를 어떻게 헤아렸을까. 우리 국토가 독도를 포함해도 삼천리인데 국경을 넘어서면이역만리가 될진대 지구 맨 끝은 아마 숫자의 최대인 9를 곱한 구만리로 추정했을 것이다.

서양의 지동설에도 불구하고 동양에서는 상당기간 지구는 평탄하고 해와달이 운행한다고 고집해 지구 끝인 구만리에는 지구경계로 이승과 저승을 구분하는 地境으로서 흔히 난감한 환경에 처할 때 「죽을 지경」이라고 말해오곤 한다. 이 지경에서 한 발짝 더 가면 九泉으로 零落없이 9 다음 숫자인 0으로 새로 거듭나기 위해서 빠져들며 여기서 구천은 황천과 동의어인 저승을칭한다.

59세인 사람은 아홉수를 잘 넘겨야 환갑으로 다시 새 세대로 진입할 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 오고 있다.

방송통신위성은 24시간 간단없는 서비스를 보장받기 위해 지구의 주기와일치할 수 있는 구만리만이 정지궤도를 성사시킬 수 있다. 구만리를 넘어서면 이른바 위성묘지가 기다리고 있다.

요즘 통신이나 방송까지 아날로그 기본정보를 디지털 형태의 두 부호(1과0)로 조립해서 구만리 공간을 지나면서 지구국 안테나에 포착되는 바 음성전화급 정보인 64의 전송률의 종합정보통신망(ISDN) 규격은 한달 기간중 10%에해당되는 순간에도 오류율 허용값은 BER≥10이다. 환언하면 1천만분의 1로서매우 미미한 값이므로 원래 신호의 복원에 지장이 없는 허용치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제정하고 있다.

이것 역시 선견지명이 분명한 우리 조상들은 이를 두고 『천만의 말씀이오』라고 했다. 어려운 살림살이에서 백성들의 일거수 일투족이 천만번 중 한번의 실수는 「병가지상사」에 해당되는, 용서받을 수 있는 정도로 여겼다.

필자의 메시지는 「溫故知新」이다. 최근 젊은 X세대의 디지털맨들은 나이먹은 아날로그맨들이 이룩해 놓은 과거의 토양에서 결실을 수확하고 있음을명심하고 서양 첨단기술과 동양의 오묘한 슬기를 접목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수 있는 과학도의 사명감을 갖고 신구가 더불어 정진해보자는 당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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