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과 창조] 세계 멀티카드시장에 도전장 낸 다림

『이제부터가 큰 싸움입니다. 우리 제품의 성능과 가격 경쟁력은 세계 어느 곳에 내놓아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PC상에서 실시간으로 선명한 디지털 비디오 압축화상을 제작할 수 있는 MPEG인코더 등 멀티미디어 영상카드로 세계적인 업체들에 도전장을 낸 당찬 중소기업이 있어 화제다.

지난 91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출신의 공학박사들이 주축이 돼 설립한다림(대표 김영대)이 바로 그 곳. 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림은 종업원이60명에 불과한 작은 규모의 회사이지만 벌여놓은 사업과 직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결코 작은 회사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 회사가 현재 발을 들여놓고 있는 사업은 차량동력학 및 시험장비사업을비롯해 BLDC모터 및 센서·멀티미디어·시뮬레이터 및 게임용 가상현실 사업등 크게 4개 분야다.

모두가 첨단 기술력을 요하는 유망사업들로 중소기업이 손대기엔 다소 벅차 보인다. 그러나 다림은 각 분야에서 나름대로 인정을 받고 있으며 특히시험장비와 BLDC모터 분야에선 이름이 꽤 알려져 있다.

이 회사가 현재 가장 큰 관심을 갖고 분야는 멀티미디어. 그 중에서도 MPEG인코더등 영상카드분야다. 몇년 안에 세계 영상카드시장을 제패하겠다는 게이 회사의 당찬 목표다.

이 회사가 이처럼 자신감을 나타내는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맨파워다. 이 회사는 경영진의 대부분이 공학박사이며 러시아에서 영입해온 10여명의 엔지니어를 포함해 전체 직원의 절반이상이 전문 기술진으로 구성돼있다. 기술력에 있어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최근 다림의 기술진들이 개발한 「MPEG인코더」가 세계 멀티미디어 영상카드시장에 일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2년간 5억원을 투입해 실시간에 아날로그 비디오 데이터를 디지털 방식의MPEG1 데이터로 압축·재생해주는 MPEG인코더 「엠페게이터(MPEGator)」는미국의 유명 컴퓨터 잡지를 통해 소개되자 마자 샘플과 자료를 요구하는 바이어들의 전화가 쇄도, 현재 거의 업무가 마비될 정도다.

하루에도 적게는 50군데에서 많게는 1백군데에서 문의전화가 옴에 따라 다림은 최근 미국과 일본·대만 등지에 직원들을 급파하는 한편 딜러망 확보에박차를 가하고 있다.

엠페게이터가 이처럼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이 제품의 성능이 기존제품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으면서도 판매가격이 경쟁사 제품의 10분의 1수준에 불과하기 때문.

이에 따라 현재 이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패스트·미로·바이텍 등 세계적인 업체들이 엠페게이터의 등장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다림은 최근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됐던 CeBIT에 시제품을 출품한 결과 세계 유수의 멀티미디어업체들로부터 3천대 이상의 주문을 받는등 큰 관심을불러 모았다.

엠페게이터와 함께 다림이 자체 개발한 비디오편집 시스템인 「MARS 2」와동영상을 압축없이 실시간으로 캡처할 수 있는 「비디오 타이저」도 미국 멀티미디어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MARS 2」의 경우 미국의 전문 멀티미디어 잡지인 「디지털비디오매거진」에 게제된 제품리뷰에서 세계 최초로 MPEG2 기술을 사용한 비디오편집시스템으로 「성능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하다」는 극찬을 받았다.

한편 다림이 멀티미디어 영상카드 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우뚝서기 위해선한가지 선결해야할 과제가 있다. 바로 마케팅 능력이다. 「제품의 성능 및가격경쟁력」은 충분히 갖추었으나 직원 대부분이 전문 기술인력으로 구성돼있는 관계로 영업 및 홍보 부문이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다림은 당분간 국내 영업은 유통업체들에 맡기는 대신 해외영업에주력할 계획이다. 김영대 사장을 비롯한 다림의 경영진들은 일본·대만·미국등 주요 수출시장에서 자사의 제품을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열심히 맨발로 뛰고 있다.

〈김종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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