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진단] 美 랩톱PC시장 급속 확대

미국 랩톱PC시장이 확대일로에 있다.그동안 전체 PC시장에서 데스크톱PC를 보완하는 용도로만 자리매김돼 왔던 랩톱PC가 최근 3,4년동안 데스크톱부문의 성장률을 앞지르면서 이젠 이 시장의 주류로 인식되기에 이른 것이다.

일부 기업들에 있어서는 데스크톱의 영역까지 침범,책상위의 절반을 차지하던 이들을 몰아내고 업무처리의 주역으로 자리잡고 있기도 하다.

즉 출장자나 영업사원들의 휴대용이었던 과거의 한정된 용도를 뛰어 넘어이젠 사무실에서도 당당히 한 몫을 해내는 필수품이 되었고 기업들도 데스크톱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대신 기동력이 뛰어난 랩톱으로 아예 교체하는추세가 늘어남에 따라 이 시장은 업체들에게 매력이 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기가 인포메이션 그룹이 밝힌 바에 의하면 올해의 랩톱PC판매량도 작년비 28% 늘어난 1천1백50만대정도를 기록,성장률이 데스크톱의 2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체 PC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올해 26%에서 오는2000년에는 35%가 될 전망이다.

랩톱이 데스트톱의 강력한 라이벌로 부상하게 된 데는 이의 괄목할 만한성능향상이 뒷받침되었음은 물론이다.

급진전되고 있는 기업의 네트웍환경에 부응,네트웍 접속및 대형화면,CD롬등 멀티미디어기능은 랩톱PC의 기본이 되고 있다.

또 올 연말까지는 2GB의 하드드라이브와 15인치 액정모니터를 채용한 제품이 상용화될 전망이어서 성능면에서는 데스크톱에 못지않은 면모를 자랑한다.

생산조건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제품을 보다 쉽게 설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칩세트가 공급되는 한편 칩의 모듈화로 성능을 업그레이드시킬 경우 시스템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지 않아도 될 수 있게 됐다.

랩톱시장의 급성장과 함께 업체간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츠(TI)나 델 컴퓨터등이 일제히 지난달과 이달사이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점유율확대에 나섰고 일본 히타치나 후지쯔의 미국시장공세도 더욱 거세지고 있어 도시바,컴팩,IBM의 3각체제가 지배하는 시장구도에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달초 미국 팩커드 벨을 전격 합병한 NEC의 존재는 이 시장 최대의 변수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이다.

즉 NEC와 팩커드 벨의 제품이 통합,그동안 양사의 수요층이 합쳐지면이 시장에서 현재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컴팩을 밀어내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라는 게 IDC의 예상이다.

업체들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제품가격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지난6개월동안 랩톱PC의 가격은 매월 3∼5%씩 떨어졌으며 그에 따라 업체 입장에서 볼때 데스크톱에 비해 랩톱이 가지고 있던 고마진율이라는 매력도 많이퇴색된 것이 사실이다.

일례로 2천∼4천달러가격대 랩톱제품의 경우 마진율이 25%에서 20%로 떨어졌다고 관련업계는 털어놓는다.

가격경쟁에 가장 먼저 불을 댕긴 업체는 TI. 저가모델을 무기로 지난 2년간 이 시장에서 괄목할 신장세를 보였던 TI는 그 여세를 몰아 올해안에반드시 3위내에 진입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히타치는 미국시장 진출을 재개하면서 주도권 탈환을 위해 모든 제품 가격을 1위업체인 도시바보다 평균 10%정도 낮춰 공급할 계획이라고 공언했다.그결과 4년내에 역시 3위안에 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이를 위해이 회사는 자사 제품의 마케팅에만 3천만달러의 막대한 예산을 책정해 놓은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최대의 컴퓨터업체인 후지쯔도 이달 하순 「몬테 카를로」「밀란」「몬티고」라는 3가지 모델을 앞세워 미국시장을 본격 공략할 태세에 있다.

이 업체는 우선 연말까지 5만5천대를 판매하고 3년내에는 시장점유율을 최소한 5%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며 미국시장에서의 판매촉진을 위해 2천1백만달러의 거액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미국업체들의 행보도 분주하다.

탁월한 마케팅전략으로 데스크톱시장에서 6위로 껑충 뛰어 오르며 무서운존재로 급부상한 휴렛 패커드(HP)는 역시 랩톱시장에서도 2000년까지 5위안에 든다는 계획이며 3년간의 공백을 깨고 지난해 랩톱시장에 재진입한 델컴퓨터의 경우 통신판매라는 독특한 판매방식에 힘입어 연간 7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점유율을 계속 늘려 나가고 있다.

한편 이에 맞서 도시바,컴팩,IBM등 빅3도 주도권을 빼앗길수 없다는 단호한 의지이다.랩톱시장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도시바는 강력한 판매망을 확보하고 지난해 25%의 점유율에 이어 올해는 35%까지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최대의 기업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IBM은 지난해 1.4분기 13%에서 올해8.2%로 급락한 시장점유율을 만회하기 위해 신속한 부품조달체제를 확립,구득난에 대비하는 한편 최근 두께가 1.2인치에 불과한 초슬림형 노트북PC신제품을 내놓고 이의 마케팅에 4천5백만달러를 쏟아 붓는 등 사활을 걸고있다.

경쟁업체들의 약진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12.2%에서 올 1.4분기말현재 9.4%로 떨어진 컴팩도 기존 「LTE 5000」및 「컨추라」시리즈대신 12종의 랩톱 신제품을 발표,전면적인 제품교체를 단행할 계획이다.

<구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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