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 방송장비 수입선다변화 존속..방송계 투자유보

그동안 해제여부를 놓고 논란을 빚었던 방송장비의 수입선다변화문제가 해제불가로 최종결정됨에 따라 업무용이상의 방송장비를 요구하는 국내수요자들은 앞으로도 현재와 같은 구매방식을 유지해야만 하게 됐다.

특히 통상산업부가 수입선다변화 해제대신에 규제완화차원에서 추진하고있는 원산지규정에 대한 일부 조정도 방송장비와 관련해서는 해당사항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용카메라나 VCR 등 업무용이상의 방송장비는 소니·파나소닉 등 일본방송장비업체들이 제한적인 수요와 품질관리문제로 인해 그동안 해외생산을기피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방송장비의 수입선다변화 해제대상 제외는 방송가 및 관련업계에 상당한 파급을 가져올 전망이다.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사항은 대우·삼성 등 수입선다변화 존속에 상당량입김을 불어넣은국산 방송장비생산업체의 영향력 강화다.

VCR는 반제품 조립생산방식으로, 카메라의 경우는 자체모델생산을 각각 추진했던 국산 방송장비업체들은 앞으로도 국내 방송장비 수요에 대해 일정지분을 가질 수 있게 됐으며, 특히카메라에 대해서는 기술축적의 시간을 유예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용산·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것으로 알려진 방송장비의 블랙마켓도 계속 유지되면서 정품판매시장 이상의 시장규모를 차지할 전망이다.

그러나 케이블TV관련 프로그램 공급업체(PP)나 방송사, 업무용 수요자 등과 이에 대한 시스템 판매업체들은 영업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송장비 시스템 판매업체들은 지금까지 수요자들의 일본산장비 선호추세및 국산장비의기술력 저하를 이유로 정부요로에 수입선다변화 적용해제를 요청해 왔으며 최근에는 수입선다변화 해제를 전제로 수요자들에 시스템 제안을 추진하기까지 했다.

또한 PP 및 방송사들은 자신들이 『방송장비의 수입선다변화제도 존속에따른 최대 피해자』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이들 프로덕션 및 방송사들은 이제까지의 제작관행에서 탈피하고영상산업시대에서의 주도적 역할을 위해 양질의 프로그램 제작을 줄곧 외쳐왔다.

양질의 프로그램 제작과 프로그램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선진 방송장비의도입이 필수적이라는 주장을 제기해왔던 PP와 방송사들은 이번 수입선다변화해제유보에 따라 투자계획을 전면수정해야만 하게됐다.

수요자들의 이같은 고급장비 선호와 일본산제품의 수입봉쇄는 다른 한편으로 일본업체들의독점구조 와해 및 디지털을 중심으로 한 방송환경 변화를 몰고올 전망이다.

카메라의 경우 지금까지 소니·파나소닉·이케가미 등 일본산장비의 제품수입이 금지되면서 최근 2∼3년동안 BTS 등 미국업체들의 국내판매비율이 크게 향상된 상태로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이란 게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최근 일고 있는 디지털기술 상용화는 국내의 방송 및 프로그램 제작환경을 크게 바꿔놓을 전망이다.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대중화가 이뤄지고 있는데다 소니·JVC 등 일본산제품일색이던 VCR가 계속 수입금지되는 상황에서는 디지털 저장 및 편집시스템의 상용화가 급속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관련업계는 VCR없이도 편집이 가능한 디지털 저장 및 편집시스템의상용화를 2~3년후로 예측했으며 국내수요자가 원하는 고품질의 장비수입이계속 불허된다면 신기술에 대한 적용예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게 국내관계자들의 전망이다.

특히 이는 이제까지 국내시장에서 소외됐던 미국산 제품에 대한 인식제고도 가능할 것으로보인다.

〈조시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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