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태전자, 인켈.나우정밀 흡수 합병..증권감독원 13일 신고

해태그룹(회장 박건배)은 해태전자에 인켈과 나우정밀을 흡수 합병한다고9일 발표했다.

해태그룹은 오는 13일 이사회를 열어 세 계열사의 합병을 확정하고 증권감독원에 합병 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합병으로 인해 해태그룹은 올해 전자부문에서만 5천억원을 웃도는 매출액을 올려 삼성·LG·대우·현대 등 전자4사에 이어 다섯번째로 큰 종합전자업체를 거느린 그룹으로 떠오르게 됐다.

해태그룹은 멀티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종합전자사업에로의 진출을 위해 94년에 인켈을, 95년에 나우정밀을 인수했는데 기존 해태전자와 함께 계열사들의 사업내용이 중복돼 그룹 차원에서 사업구조를 조정할 필요성에 따라 이번에 통합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그룹은 해태전자를 오는 2000년에 1조5천억원, 2005년에 5조원의 매출액을 올리는 초대형 전자통신업체로 육성나갈 계획이다.

이와 관련 해태그룹은 중복된 오디오사업투자를 재조정하는 비롯해 부평·화성·이리·서울 도봉동 등 공장이 분산된 3개사의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강구중이다. 또 탄탄한 인켈의 유통망을 주축으로 영업망을 정비하고 각 사의 연구기능을 통합한 중앙연구소의 설립도 추진키로 했다.

해태그룹의 이번 합병은 대형업체가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어진 환경변화에대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여진다.

해태그룹은 『멀티미디어시대가 다가오면서 최근 세계적으로 대형 전자정보통신업체들의 전략적 제휴와 인수합병이 활발해지는 추세 속에서 작은 규모의 전자업체들은 앞날이 매우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종합전자업체들이 자금력 등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전문분야에까지 공격적으로 진출해 전문업체들의 설 자리는 한결 좁아지고 있다.

해태그룹은 또 기술 환경이 날로 복합화 융합화하고 개발속도가 한층 빨라지고 있어 단일제품과 단일기술에 의존하는 지금의 사업구조로는 경영위험요소가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해태그룹은 또 중복투자의 문제점을 이번 합병조치의 동기로 꼽았다.해태전자와 인켈은 오디오사업을 독자적으로 전개하고있고 세 계열사마다 생산공장과 연구소,유통망도 별개로 운영된다.

해태그룹은 이번 합병을 계기로 이같은 문제들을 극복해 계열사간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해 명실상부한 종합전자업체로 성장한다는 야심을 내비쳤다.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 해태그룹은 국제전화사업 등 앞으로 펼칠 정보통신서비스사업에 필요한 투자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이번에 합병을 서둘렀다는 현실론이 재계 한쪽에서는 흘러나오고 있다.

계열사마다 쪼개진 상태에서는 막대한 자금이 드는 신규사업 진출시 자원확보가 어렵다. 한 예로 전자계열사 가운데 매출규모가 가장 큰 인켈은 지난해 나우정밀 인수 등 모그룹의 사업 확장 때마다 자금 지원을 도맡아 정작본연의 사업 전개에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합병으로 인해 해태전자는내부의 남는 자금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또 식품과 유통 등 다른업종의 그룹 관계사와 자원을 공유하는 게 이전보다 편해질 것이라는 분석도있다. 합병에 따른 주가 상승은 덤이다.

한편 이번 합병으로 인켈과 나우정밀은 앞으로 인켈(해외에서는 셔우드)과바텔이라는 각각의 브랜드명만 남게 됐다.

〈신화수 기자〉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