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내년 7월 중국반환을 14개월정도 앞두고 영국 케이블 앤드 와이어리스(C&W)社 계열 통신업체인 홍콩 텔레컴의 앞날에 대해 세계 통신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콩 텔레컴은 최근까지 추진되었던 영국 브리티시 텔레컴(BT)과의 합병이별다른 이득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아래 협상을 결렬시킨 바 있는 C&W의이 지역 자회사. 홍콩이 싱가포르와 더불어 아시아지역 2대 통신허브가 될수 있다는 점과 엄청난 규모의 중국시장 진출의 징검다리라는 지리적 이점이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세계 통신업계에서 홍콩 텔레컴의 주가는 하늘 높은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또 실제로 홍콩 텔레컴은 아시아지역에서는 최초로光케이블망을 구축했을 뿐아니라 C&W 전체 수익가운데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있어 「C&W라는 왕관에 박힌 보석」이라는 칭호를 받을 정도의 위치에 있기도 하다.
이러한 홍콩 텔레컴에 대해 중국업체들의 제의가 이어지면서 홍콩의 미래와 맞물려 지난 88년부터 홍콩 텔레컴에서 나부낀 C&W 깃발이 내려오지나 않을까 하는 추측이 강하게 일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근거로는 중국 국제신용투자업체인 CITIC의 공세를 들 수 있다. 대개 10% 정도였던 CITIC의 홍콩 텔레컴 주식 보유율이 계속 늘어나 요즘에는14%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CITIC의 높은 관심을 반증하는 것으로 특히최근 BT와의 협상이 깨지면서 이 투자회사가 C&W에 대한 구애의 정도를 높이고 있어 현재로서는 홍콩 텔레컴과 관계가 가장 깊은 업체로 손꼽히고 있다.
중국 우전부(MPT)도 홍콩 텔레컴에 적극적인 구애를 하고 있다. MPT는 최근 C&W의 관계자들과 만나 중국대륙에 光케이블 및 무선 네트워크구축을 확대하는 것을 반대급부로 홍콩 텔레컴과의 제휴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이 홍콩 텔레컴과 단지 제휴만으로 만족할 것으로 보는 관계자들은 별로 없다. MPT 관계자는 중국이 통신사업의 비중을 어떤 다른 산업보다 우선시해왔다. 따라서 『MPT에 홍콩 텔레컴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가장 이상적』이라고 강조한다.
다음으로는 허치슨 웜포社. 홍콩의 갑부 이가싱이 소유하고 있는 통신업체허치슨은 지난해 홍콩에서 전화서비스를 개시한 이래 홍콩 텔레컴에 매우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미국의 투자자문업체인 모건 스탠리社와 제휴를 맺고 있는 중국 국제캐피털社(CICC)이 홍콩 텔레컴에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홍콩 텔레컴과 이의 주식 57.5%를 소유하고 있는 C&W는 이러한 종류의 거래에 대해서는 「일체 언급하지 않는다」는 방침만을되풀이하고 있다.
홍콩의 미래와 홍콩 텔레컴의 미래가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 텔레컴이 당분간 구조변화없이 현재의 체제를유지할 것이라는 시각이 아직까지는 우세하다. C&W가 중국으로 가는 가장 빠르고 안전한 뱃길을 쉽게 내놓을리 없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아직까지 C&W를 만족시킬만한 제의가 없었다는 의미인 동시에 또 역설적으로 그러한 조건이 제시된다면 홍콩 텔레컴은 언제든지 양도될 수 있다는 말과 통한다.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것이 최근의 통신시장상황인데다 내년 홍콩의중국 반환과 맞물려 홍콩 텔레컴의 향방은 저차 방정식으로는 좀처럼 풀리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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